樂殊貴賤 禮別尊卑: Difference between revi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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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 Previous 存以甘棠 去而益詠 | Next 上和下睦 夫唱婦隨
樂殊貴賤하고 禮別尊卑라 (樂●殊貴◑賤◑하고 禮◯別●尊卑◎라)
(註)음악은 귀하고 천함이 다르고, 예절은 높고 낮음이 구별된다.
樂有等威하니 如天子八佾[注 1]과 諸侯六佾과 大夫四佾과 士庶人二佾之屬이니 此는 貴賤之殊也라
先王制五禮[注 2]하여 朝廷有君臣之儀하고 家庭有父子之倫하여 以至夫婦長幼朋友之屬하여도 皆有尊卑之別하니라
음악은 등급과 위의[等威]가 있어서, 天子는 八佾, 諸侯는 六佾, 大夫는 四佾, 士ㆍ庶人은 二佾과 같은 따위이니, 이는 귀함과 천함의 다름이다.
先王이 五禮를 제정하여 조정에는 임금과 신하의 의식이 있고 가정에는 부모와 자식의 윤리가 있어서, 夫婦ㆍ長幼ㆍ朋友의 등속에 이르기까지 모두 높음과 낮음의 구별이 있다.
[節旨] 위에서는 父子ㆍ君臣의 윤리를 말하였고, 이에 이르러서는 또 그 부류를 미루어나가서 극도로 말하고 인하여 이 두 가지 말로 발단을 삼았다.(≪釋義≫)
[節解] 五倫 중에 귀함이 있으며 천함이 있고 높음이 있으며 낮음이 있는데, 先王께서 예의를 제정하고 음악을 만들어서 달리하여 분별한 것을 말하였다.(≪釋義≫)
樂殊貴賤
(韓) 풍류는 귀천이 다르니 천자는 팔일 제후는 육일 사대부는 사일 선일은 이일이다.
(簡) 귀하고, 천함은 다르나, 좋은 것이 있고
풍류는 귀천이 다르니 천자는 8일, 제후는 6일, 사대부는 4일, 선일은 1일이다. 풍류 악(樂), 다를 수(殊),귀할 귀(貴),천할 천(賤)
한자 유래
임금을 섬기는 일에서 가장 중요(重要)한 것이 귀천(貴賤)과 존비(尊卑)를 명확(明確)히 구분(區分)하는 일이다. 중국은 옛날부터 음악(音樂)의 기능(技能)을 매우 중시(重視)하였다. 그들은 음악(音樂)의 본질(本質)은 도량(度量)이면서도 도(道)에 근본(根本)을 두고 있다고 믿었다. 다시 말해서 도(道)는 조화(造化)이고 조화(造化)는 도량(度量)적 표준(標準)을 통해서 이룩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道)의 실현(實現)은 도량적(度量的) 표준(標準)을 얼마나 정확(正確)히 추구(追求)하느냐에 의하여 좌우(左右)된다.
풍류 악(樂)자는 본디 나무(木) 위에 작은 (糸) 실들(絲)을 매놓은 꼴이다. 후에 '흰 백(白)'자가 추가된 락(樂)자는 나무(木)가 실들(絲)이 걸친 상태에서 밝게(白) 웃으며 풍류(風流)를 즐기며 좋아하는 의미(意味)에서 '즐겁다, 풍류, 좋아하다(樂)'라는 뜻이다. 락(樂)자의 본디 꼴은 기원전에 그려진 것으로 단군과 고조선 내지는 기원전의 부족국가(部族國家) 시절로 돌아가서 제천행사(祭天行事)의 명칭에서 실마리를 유추(類推)할 수 있다. 지금은 무속(巫俗)으로 밀려났지만 고대국가의 불교(佛敎) 이전에 부족국가 시절의 원시 종교(宗敎)를 생각하면 풍년을 빌고 풍성(豊盛)한 수확을 주신 하늘에 감사하는 일종의 추수감사절(秋收感謝節)를 생각해볼 수 있다. 락(樂)자는 본디 나무(木) 위에 작은(糸) 실들(絲)을 매놓은 꼴인데, 먼 옛날의 제천행사(祭天行事)가 지금은 마을의 동신제(洞神祭)에 이런 모습(模襲)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부족국가 시절에 부여(夫餘)의 영고(迎鼓)라는 제천의식에서는 의식 직전에 신을 맞이하는 영신제(迎神祭)라는 맞이굿을 하였다고 한다. 아마 그 시절에도 지금의 동신제와 흡사(恰似)한 방법으로 나무에 끈을 매달아서 신이 그 실을 타고 오시라는 의도로 나무에 끈을 매달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락(樂)자에 '흰 백(白)'자가 들어간 때는 제정(祭政)이 분리(分離)되어갈 무렵인 춘추시대부터이지만, 이후 천년이 더 흐른 10세기 즈음인 고려시대 팔관회(八關會)의 태평무에서 나무(木)가 큰북(白)을 중심으로 양옆에 작은북(糸) 여러(絲) 개를 매달고 즐겁게(樂) 풍류(風流)를 즐기며 좋아하는(樂) 장면을 연상(聯想)시킨다. 팔관회는 고려 역대 그 대상은 천령(天靈)과 용신(龍神)으로 서경(西京)에서는 10월에 각각 팔관회를 열어 등불을 밝히며 음악(音樂)과 가무(歌舞) 등으로 군신(君臣)이 같이 즐기면서 천신(天神)을 위무(慰撫)하고 국가와 왕실의 태평 낙원(樂園)을 함께 기원(祈願)하였다. 이 같은 즐거움은 천년이 또 흐른 지금까지 즐거운 춤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께 감사의 마음을 아뢰고 북을 연주하며 풍류(風流)를 즐기며 좋아하는 '樂'자는 이런 배경들 때문에 '아뢰다, 풍류, 즐기다(樂)'라는 뜻과 '좋아하다(樂)'라는 뜻이 있다.
다를 수(殊)의 구성(構成)은 뜻을 나타내는 죽을사변(歹=歺)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주(朱)로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이다. 즉 수(殊)자는 살 바른 뼈 알(歹) 변에 붉을 주(朱)를 한 문자이며, 주(朱)는 나무 목(木) 부수(部首)에 있다. 수(殊)자는 원래 '칼로 베어 죽이다(歹)'는 뜻으로 만든 글자이지만, 나중에 '다르다'는 뜻이 생겼다. 특수교육(特殊敎育)은 '특별히(特) 다른(殊) 교육(敎育)'이란 뜻입니다. '수상한 짓'에서 수상(殊常)은 '평상(平常)과 다르다(殊)'는 뜻이다. 수이전(殊異傳)은 ‘특수하고(殊) 특이한(異) 전설(傳)’이란 뜻으로, 고려 문종 때 박인량(朴寅亮)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설화(說話)집이다.
귀할 귀(貴)의 자형상부는 갑골문(甲骨文)에서는 두 손으로 뭔가를 움켜쥐고 있는 모양(模樣)의 '국(臼) 자형하변이 떨어져 있음'자 형태(形態)였는데 금문(金文)과 소전(小篆)으로 오면서 가운데에 ‘人’모양이 끼어들면서 ‘삼태기 궤’자이다 오늘날과 같은 ‘虫’자 형으로 변했다. 그래서 본뜻은 삼태기와 같은 고리짝(虫)에 진귀한 보물이나 돈(貝)을 담아 소중(所重)히 간직한다는 데서 ‘귀하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그러나 후대(後代)로 오면서 자형상부의 모양을 벌레 충(虫)으로 보고서 조개(貝)에 아름다운 진주(珍珠)가 형성되려면 먼저 모래나 작은 이물질(異物質)이 그 속에 착상(着想)되어야 하는데, 옛사람들은 이를 벌레(虫)가 먹은 것으로 파악(把握)하였다. 따라서 인문학적(人文學的)인 해석(解釋)을 가해 벌레(虫) 먹은 조개(貝)는 나중에 영롱(玲瓏)한 진주를 머금게 돼 귀한 존재(存在)로 대접받았다는 데서 ‘귀하다’로 해석(解釋)하기도 한다.
천할 천(賤)의 구성(構成)은 돈, 재물(財物) 뜻을 나타내는 조개패(貝)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작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천(戔)으로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이다. 작은 조개, 화폐(貨幣) 가치가 적은 조개의 뜻이다. 전(轉)하여 싸다, 천하다의 뜻으로 쓰인다. 따라서 도적 전(戔)자는 창 과(戈)자가 두 개 모인 글자로, 원래 '창(戈)으로 사람을 해치다'는 뜻을 가진 글자다. 이후 '해치다, 상하다, 도둑'이란 뜻이 생겼다. 특히 전(戔)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 역할을 할 때 '적다, 작다'라는 뜻을 가진다. 동전(銅錢)과 같은 작은 크기의 돈 전(錢)자, 돈(貝)이 적어 천할 천(賤)자, 물(氵)의 깊이가 작아 얕을 천(淺)자, 그릇(皿)의 크기가 작은 잔 잔(盞)자 등이 그러한 예다. 천시(賤視), 천민(賤民), 천대(賤待) 등에 들어가는 천할 천(賤)자는 '돈(貝)이 적어(戔) 가난한 사람은 천(賤)하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고대 중국에서 돈이 있고 없음에 따라 귀천(貴賤)이 정해진 것을 볼 수 있는 글자이다. 일천즉천(一賤則賤)은 '부모 중 한(一)쪽이 천민(賤)이면 자식도 곧(則) 천민(賤)이다'는 뜻이다.
주역
[풀이] 存以甘棠과 去而益詠 다음 시에 연관된 음악과 예절에 대한 문구가 잇고 있다. 본래는 존비(尊卑)의 높낮이에 따라 귀천(貴賤)의 자리가 나뉘므로 악수귀천(樂殊貴賤)이 뒤에 오고 예별존비(禮別尊卑)가 앞에 와야 하나 운율을 맞추기 위해 순서를 바꾸어 놓았다. 주역 계사전(繫辭傳)에도 "천존지비(天尊地卑)하니 건곤정의(乾坤定矣)요, 비고이진(卑高以陳)하니 귀천위의(貴賤位矣)"라 하였다. 樂殊貴賤은 음률과 곡조에도 고상하고 기품있는 음악과 저속하고 음탕한 음악이 있어서 귀천의 상대적 구별이 있다는 내용이다. 예로부터 가장 귀한 음악으로 칭송하는 것이 순임금 시대의 음악인 韶(풍류이름 소)인데, 韶를 연주할 당시에 태평성대에만 출현하는 서조(瑞鳥)인 봉황이 날아와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고 전한다.
[字義] 樂은 나무(木) 위에 올려놓은 북통(白)과 북줄( + )의 모양을 본뜬 것인데, 북이 대표적인 악기이므로 음악(淫樂)의 뜻으로 주로 쓰인다. 악기를 연주하며 즐긴다는 '풍류 악', 누구나 음악을 좋아한다는 '좋아할 요', 음악을 들으면 즐겁다는'즐길 락'으로 훈음을 각기 구별하여야 한다. 殊는 (부서진 뼈 알)과 朱(붉을 주). 사람의 목뼈를 벤 데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옴을 나타내므로 '죽이다'는 뜻이다. 상대의 기를 완전히 죽일 정도로 '뛰어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은 死(죽을 사)와 列(벌릴 렬)에서 보듯이 뼈만 남은 앙상한 상태를 가리키고, 늦여름인 음력 6월을 가리키는 未(아닐 미, 무성할 미)와 (삐칠 별)을 더한 朱는 늘 무성함을 자랑하는 푸른 소나무 등의 관솔이 붉음을 나타낸다. 貴는 貝(조개 패) 위가 삼태기(中 + 一) 형태이므로, 삼태기 짜듯이 짠 고리짝에다 돈(貝)을 담아 소중하게 보관한 것에서 '귀하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賤은 貝(조개 패)와 (쌓일 전, 깎을 잔, 해칠 잔). 상한 물품은 값싸므로 헐하고 흔하여 '천하다'는 뜻이 된다. 踐(밟을 천), 錢(금전 전), 殘(죽일 잔), 盞(잔 잔), 淺(얕을 천) 등도 비슷한 뜻이 담겨 있다.
禮別尊卑
(韓) 예도에 존비의 분별이 있으니 군신, 부자, 부부, 장유, 붕우의 차별이 있다.
(簡) 예의에도 높고, 낮음이 있다.
예도(禮道)에 준비의 분별이 있으니 군신. 부자.부부. 장유. 붕우의 차별이 있다. 예도 례(禮),다를 별(別),높을 존(尊),낮을 비(卑) 여기에서 귀천과 존비(尊卑)의 구분적 예우가 다른 점을 열거하여 묘제(廟祭) 구분을 신분에 따라 법도로 정한 것 등은 계급주의적 봉건제도의 예를 운운한 것으로 현실적 감각에서 맞지 아니하다. 다만 위계질서 적(位階秩序的)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이나 예나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한자 유래
예도(禮度)도 존비(尊卑)로 나뉘었다. 예(禮)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準則)인 것이다. 예로는 신(神)에게 제사(祭祀)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重要)하다 하였다. 별(別)은 나누는 것이고 존비(尊卑)는 지위(職位), 신분(身分)의 높고 낮음이다. 예(禮)에도 존비(尊卑)가 있다는 것은 묘제(廟祭)의 경우 천자는 7묘(廟), 제후는 5묘(廟), 대부는 3묘(廟), 천자의 상사(上士)는 2묘(廟)였고, 서인(庶人)은 사당(祠堂)이 없기에 침(寢)에서 제사(祭祀)지내는 등 그 제도(制度)가 엄격(嚴格)히 제정(制定)되어 있었다는 말이다.
예절 예(禮)자라고 하는 글자는 보일 ‘시(示)’에 풍성(豊盛)할 ‘풍(豊)’의 조합(組合)으로 이뤄졌다.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이 고개 숙임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예(禮)’다. 예(禮)는 곧 인사(禋祀)를 뜻한다. 인간관계를 원활(圓滑)하게 하는 것이 인사가 아닌가 싶다. 사람만이 가질 수 있고, 꼭 갖춰야 하는 것이 예이고, 인사이다. 또한 예(禮)는 곧 법(法)이다. 사람은 공동체(共同體) 내에서 살아가야 하니 상대방을 내 입장(立場)과 동일시(同一視)해야 한다. 상호(相互) 예(禮)를 준수(遵守)하지 않으면 분란(紛亂)이 생겨 공동생활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禮를 준수(遵守)하기 위해 법(法)이 생긴 것이다. 무인도에서 혼자 산다면 예(禮)가 무슨 필요가 있겠나만 세간(世間)에서는 부부 간에도 禮가 필요하고 가족 내에서도 이웃 간에도 친구 간에도 내가 몸 담은 사회에서 예(禮)는 필수(必須)적인 것이다. 예(禮)가 어두운 나라는 비록 경제대국(經濟大國)이라도 선진국(先進國)이 될 수가 없다. 그리고 예(禮)가 불충(不忠)한 가정(家廷)은 비록 경제적(經濟的)으로는 부(富)를 이루었더라도 화평(和平)할 수가 없다. 아울러 그러한 가정에서는 아무리 학력(學力)이 높고 지위(地位)가 높아도 바른 사람이 나기는 어렵다.
나눌 별(別)은 헤어질 령(另)과 칼 도(刂)로 구성(構成)되어 있다. 령(另)은 뼈에 붙은 살을 모두 발라낸 모양(模樣)을 상형한 ‘뼈 발라낼 과(冎)’가 변한 모양(模樣)이다. 도(刂)는 ‘칼 도(刀)’의 간략형(簡略形)으로 한 쪽에만 칼날이 선 주방용(廚房用) 칼과 같은 모양(模樣)을 상형(象形)한 것이다. 따라서 별(別)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칼(刂)로 뼈(口)에 붙어있는 살(力=肉)을 도려낸다는 데서 ‘나누다’ ‘구별(區別)하다’는 뜻이 발생(發生)했다.
높을 존(尊)은 우두머리 추(酋)와 마디 촌(寸)으로 구성(構成)되었다. 추(酋)는 항아리에 담긴 술(酉)로써 오랫동안 잘 발효(發酵)시켜 좋은 향이 퍼짐(八)을 표현(表現)한 자형이다. 즉 잘 발효된 좋은 술은 우두머리와 같은 높은 사람이 마실 수 있으니 ‘추장(酋長)’ 혹은 ‘우두머리’와 같은 뜻으로도 확장(擴張)되었는데, 본뜻은 ‘잘 익은 술’이란 뜻이다. 촌(寸)은 여러 가지 의미(意味)가 있는데, 이 자형에서는 두 손으로 바침을 뜻한다. 즉 잘 익은 좋은 술(酋)을 두 손(寸)으로 들고서 제사상 혹은 윗사람에게 바치는 모양(模樣)에서 ‘높이다’ ‘공경(恭敬)하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높이다’는 뜻으로 할 때는 ‘존(尊)’으로 읽지만 ‘술잔’과 같은 제기(祭器)의 용도로 쓰일 때는 ‘준(尊)’으로 발음한다.
낮을 비(卑)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밭 전(田)자와 손(又)에 도구(卜)를 들고 있는 칠 복(攵)자가 합쳐진 모습이다. 즉 '밭(田)에서 손(又)에 도구(卜)를 들고 일을 하는 사람의 신분(身分)이 낮다'고 해서 '낮다'는 뜻이 생겼다. 비속어(卑俗語)는 '격이 낮고(卑) 속된(俗) 말(語)'이다. 사내 남(男)자는 '쟁기(力)로 밭(田)을 가는 사람은 사내이다'는 뜻이다. 남존여비(男尊女卑)는 '남자(男)는 높고(尊) 귀하게 여기고, 여자(女)는 낮고(卑) 천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따라서 비(卑)의 구성(構成)은 귀신의 모습(模襲)을 상상하여 만든 탈을 쓴 모양(模樣)을 그려낸 귀신머리 불(甶)과 손을 뜻하는 又(우)의 변형인 ‘十’모양으로 구성(構成)되었다. 옛날 묘제(墓祭)를 지낼 때는 망자(亡者), 즉 이미 죽은 사람의 모양(模樣)을 그린 허수아비와 같은 의장(儀仗)을 묘에 옆에 안치(安置)하고서 거행했다. 이때 그 의장(甶)을 손으로 들고(又⟶十) 있는 사람은 신분(身分)이 낮은 사람이 했기 때문에 ‘낮다’ ‘천(賤)하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주역
[풀이] 예법에는 높고 낮음의 분별이 있다는 문구이다. 옛날 음악에 따라 춤추는 佾(춤 일)도 존비(尊卑)를 구별하여 신분의 귀천(貴賤)에 따라 천자는 팔일무(八佾舞), 제후는 육일무(六佾舞), 경대부는 사일무(四佾舞), 선비는 이일무(二佾舞)를 썼다. 八佾舞는 八八 64명, 六佾舞는 六六 36명, 四佾舞는 四四 16명, 二佾舞는 二二 4명이 춤추는 것이다. 예가 서려면 어른에게 취할 행동과 아랫사람에게 해야 할 행동을 분별하여야 한다. 가령 덮어놓고 아버지에게 '형님이 오셨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보다 위인 형에게 직접 이야기할 때는 말을 높일지라도 그 보다 더 어른의 앞에서는 '형이 왔다'라고 해야 예법에 맞는다.
[字義] 禮는 示(보일 시)와 豊(풍년 풍·의 속자). 은 禮의 고자(古字)로 쓰였다. 천지와 조상의 신명(示)에게 풍성한 제물을 올려 제사지내는 뜻인데, 가장 중요한 예가 제례이므로 예를 대표하게 되었다. 別은 (가를 과, 입 비뚤어질 괘)와 (刀. 칼 도). 뼈와 살을 갈라 구별하여 '나눔'을 이른다. 尊은 酋(술 익을 추, 우두머리 추)와 寸(마디 촌, 헤아릴 촌). 술잔(酋)을 손(寸)에 든 모습으로 윗사람 또는 젯상에 술잔을 바쳐서 높여 공경한다는 뜻이다.
酋는 본래 술통(酉: 술병 유)에 담은 술이 익어 향기를 내뿜는(八) 것으로 술을 붓고 제사 올리는 제주(祭主) 즉 우두머리(두목)를 이른다. 卑는 술을 푸는 자루를 손에 쥔 모습으로 천하고 낮다는 뜻이다. 술통보다 술바가지가 상대적으로 품격이 낮은 것에서 尊卑가 대비된다.
[참조] 주역 서괘전(序卦傳)에는 "천지가 있은 뒤에 만물, 만물이 있은 뒤에 남녀, 남녀가 있은 뒤에 부부,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 부자가 있은 뒤에 군신, 군신이 있은 뒤에 상하, 상하가 있은 뒤에 禮義가 세워짐이 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