稽顙再拜 悚懼恐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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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注 1]顙再拜[注 2]하고 悚懼恐惶[注 3]이라 (稽◯顙◯再◑拜◑하고 悚◯懼◑恐◯惶◎이라)

()〈제사는〉 이마를 조아리며 두 번 절하고, 두렵고 두려워하여 공경이 지극하다.

禮數之勤也요
嚴敬之至也라

의식의 절차[禮數]가 부지런하고
엄숙하고 공경함이 지극한 것이다.

[節旨] 이는 祭祀의 禮法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적장자로서 후계자가 된 이는 그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서 사철 제사의 예법을 강구하는데, 그 제사는 반드시 공경하여 머리로 땅을 두드리고 절을 거듭하니, 그 경외를 매우 극치로 하는 것을 말하였다.(≪釋義≫)

稽顙再拜

稽顙再拜

(韓) 이마를 조아려 선조에게 두 번 절한다.

(簡) 이마를 두 번 조아려 절하며

이마를 조아려 선조에게 두 번 절한다. 1. 머리 숙여 3.두 번 2.이마가 땅에 닿도록 4. 절한다. 조아릴 계(稽)하면 돈수(頓首)함이니, 머리를 조아리는 정도를 이마가 땅에 닿도록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는 윗 글의 217句 嫡後嗣續 을 받아서 부모의 상을 당 했을 때 하는 절(拜)인 것이다. 머리 숙일 계(稽), 조아릴 계(稽). 돈수頓首함; 머리를 조아린다, 계수(稽首; 머리가 땅에 닿도록 공손히 절을 한다), 머무를 계(稽). 계류(稽留; 한 곳에 지체함), 상고할 계(稽). 계고(稽古;옛일을 상고함), 두 재(再), 절 배(拜)

한자 유래

계상재배(稽顙再拜)하고 송구공황(悚懼恐惶)이라 함은, 이마를 땅에 조아리며 두 번 절하고, 두렵고 두려워서 거듭 공경(恭敬)한다는 말이다. 즉 윗사람을 두려움과 공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아랫사람의 도리(道理)를 밝힌 것이다. 바로 공자(孔子)가 말한 신분(身分) 차별(差別)에 따른 질서(秩序)의 첫 번째 조건(條件)이다.

상고할 계(稽)의 구성(構成)은 벼 화(禾)와 더욱 우(尤)와 맛 지(旨)로 이루어졌다. 화(禾)의 자형은 갑골문(甲骨文)에도 보이는데, 곡식의 이삭이 익어 수그러진 모습(模襲)을 본뜬 상형글자이다. 즉 고개를 숙인 이삭(丿)과 좌우로 뻗은 잎사귀(一), 그리고 줄기(丨)와 뿌리(八)를 그려내고 있다. 특히 벼는 곡식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점을 감안(堪案)하여 모든 곡식의 총칭(總稱)으로 쓰이기도 한다. 우(尤)는 손(又)의 끝부분 즉 손가락에 난 상처를 점(丶)으로 표시한 상형문자다. 또 다른 해석(解釋)은 손(又)에 쥐고 있던 물건(丶)을 떨어뜨렸다는 데서 ‘허물’을 뜻한다는 견해(見解)도 있다. 지(旨)는 비수 비(匕)와 그릇의 모양(模樣)을 나타낸 ‘일(日)’모양으로 구성되었다. 즉 그릇(日)에 담긴 음식물을 수저나 국자(匕)를 이용(利用)해 맛을 본다는 데서 ‘맛’ ‘맛있는 음식’을 본뜻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계(稽)의 전체적인 의미는 벼(禾)의 낱알을 손에 쥐고 놓으며(尤) 헤아리거나 입맛(旨)을 본다는 데서 ‘상고(上告)하다’ ‘헤아리다’ ‘셈하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이마 상(顙)의 구성(構成)은 뜻을 나타내는 머리 혈(頁)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뽕나무 상(桑)이 합(合)하여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이다. 즉 머리 혈(頁)과 뽕나무 상(桑)으로 한 문자이다. 따라서 '머리에 있는 뽕나무잎 크기의 넓은 부위(部位)'라는 의미(意味)에서 그 뜻을 이해(理解)할 수 있다. 또한 이마에 관한 한자는 많다. 이마 상(顙)도 이마를 가리키는 말인데, 이마 액(額)이나 이마 상(顙)은 모두 사투리이다. 정(頂)은 정수리, 전(顚) 역시 마찬가지다. 전도(顚倒)라고 하면 머리가 엎어진 모양(模樣)이니, 나중에 ‘뒤집힘’의 뜻도 얻는다. 액(額)과 상(顙)은 이마, 이(頤)와 함(頷)은 턱을 가리킨다. 이지(頤指)와 이사(頤使)라는 단어(單語)가 있는데 턱으로 이것저것을 지시(指示)하는 사람의 행위(行爲)다. 건방지고 오만(傲慢)한 모습을 의미(意味)한다.

두 재(再)의 구성(構成)은 나무토막을 쌓아놓은 구(構)의 오른쪽 모양에서 아래부분 위에 하나씩(一) 더 얹어놓는다는 데서 '다시', '거듭'을 뜻한다. 즉 재(再)는 멀 경(冂) 부수로 두 량(兩), 거듭(重) 등의 뜻이 있으며, 상형이 닮은 둘 량(兩)은 들 입(入) 부수에 있다. 따라서 멀 경(冂)자 부수에 속하는 글자들인 책 책(冊), 거듭 재(再), 빛날 경(冏), 쓸 모(冒), 투구 주(胄), 면류관 면(冕), 짤 구(冓)자를 통해 살펴보면, 경(冂))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상대적으로 먼 상태(狀態)'에 관한 의미(意味)가 스며있음을 연상(聯想)케 한다. 즉 책 책(冊)자는 책의 얇은 종이 두께로 헤아릴 때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멀기만 하다. 또한 거듭 재(再)자는 물건의 무게를 재차(再次) 헤아리는 저울 꼴로 재는 저울의 양끝이 그리 가까운 것만은 아니다. 한국말사전에 안 실린 ‘재사용(再使用)’이라는 한자말이지만, 재활용(再活用)이라는 한자말과 함께 두루 쓴다. ‘재(再)’를 앞에 붙인 두 한자말 ‘재사용(再使用), 재활용(再活用)' 인데, 한자 말풀이 그대로 ‘다시 사용’하거나 ‘다시 활용’하는 일을 가리킨다. ‘사용(使用)’이나 ‘활용(活用)’이란 ‘씀, 쓰기’를 가리키는 만큼, 두 낱말이 쓰이는 자리는 모두 '다시 쓰기'나 '되쓰기'나 '거듭 쓰기'나 '되살리기'처럼 알맞게 풀어내어 쓰면 뜻이 분명(分明)해진다.

절 배(拜)는 금문(金文)에 보이는데, 손 수(手)와 풀 초(艸)의 변형으로 이루어졌다. 수(手)는 다섯 손가락과 손목 부위(部位)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상형글자이다. 초(艸)는 두 개의 싹날 철(屮)로 이루어진 것으로 무성(茂盛)하게 돋아난 풀을 뜻한다. 따라서 배(拜)의 의미는 손(手)으로 돋아난 풀(艸)을 뽑으려면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을 땅에 대어야 하는데 이러한 자세(姿勢)는 마치 사람이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양(模樣)과 비슷해 ‘절하다’ ‘공경(恭敬)하다’의 뜻이 생겨났다.

悚懼恐惶

悚懼恐惶

(韓) 송구하고 공황하니 엄중, 공경함이 지극함이라. 3년상 이후의 제사시의 몸가짐이다.

(簡) 송구, 엄중, 공경함이 지극하다.

송구하고 공황하니 엄중 공경함이 지극함이라. 父母祥에 處하고보면 생존시에 불효한 일이 라서 1.송구하고, 3.공포감도 있고, 심적으로 2. 두렵기도 하고, 4.황공하니 두렵고 무섭기도 한 심정이고 보면 전부가 두렵기만 하다. 本句에서는 낫 글의 뜻이 모두 두려우니 부모상을 당한 때로 인식된다. 두려울 송(悚).황송(惶悚), 두려울 구(懼).공포를 느낌. 위구(危懼; 두려워함),두려울 공(恐). 공구(恐懼)하여 근심함, 두려울 황(惶). 몸씨 공구하여 어찌 할 줄 모름. 황공(惶恐). 지위나 위엄에 눌리어서 두렵고 무서움. 學習考:이 대목은 부모 초상을 당하거나, 제사를 맞는 당사자가 무거운 가계와 부모가 해 오던 일들 전수도 확실하지 못하며 嫡後嗣續의 책임감도 있거니와 부모 잃은 슬픔으로 매사가 두려움을 직감하며 효성 또한 지극함을 표현 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자 유래

계상재배(稽顙再拜)하고 송구공황(悚懼恐惶)함은, 이마를 땅에 대어 거듭 절하되, 두렵고 두려워서 거듭 두려워해야 한다. 계상(稽顙)은 '머리를 땅에 이르게 한다'는 뜻으로 계수(稽首)와 같다. 두 번만 절한다는 것은 아첨이나 환심을 사지 않고 예(禮)에 따르는 것으로, 높이 우러른다는 뜻이다. 제사(祭祀)를 지낼 때 '두렵고 떨려서 몸 둘 바를 모르게 하라'는 것은, 조상(祖上)들의 힘에 빗대어 산 자들의 권력(權力)과 위계질서(位階秩序)를 굳건히 하기 위한 것이다. 성인(聖人)의 의식(儀式) 절차(節次)가 부지런하고 엄숙(嚴肅)하며 공경(恭敬)함이 지극한 것이다.

두려워할 송(悚)자는 형부인 마음(心=忄)과 성부인 '묶을 속(束)'자가 '송'으로 전음(轉音) 된 형성문자(形聲字)이다. 마음(忄)이 묶이듯(束) 결박(結縛)당해 '두려워하다(悚)'라는 뜻이다. 성부인 속(束)자는 '두려워할 송(悚)'자의 본의(本義)를 담고 있다. 속(束)자는 나무(木)와 다발로 묶은 둘레(囗)의 꼴이 모여 '묶다(束)'라는 뜻이 된 회의자(會意字)이다. 속(束)자는 먼 옛날 나무꾼이 땔나무(木)를 모아 위아래로 두 번(吕) 묶은 것을 나타낸 그림으로 지금의 대부분 포장물(包裝物)의 묶음 방식(方式)과 매우 흡사(恰似)하다. 속(束)자는 베를 묶던 시절에는 다섯 필을 한 속(束)으로 세었고, 화살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화살 쉰 개를 한 속(束)으로 헤아렸다. 그리고 채소 등을 묶어서 헤아리던 시절에는 한 단을 속(束)으로 하였다. 속(束)자는 나무꾼이 나무를 묶는 것에서 확장되어 '묶다, 묶음, 매다, 단, 단속하다, 다섯 필(布帛), 쉰 개(화살 50本), 약속하다(約)'라는 뜻이다. 따라서 나뭇단처럼 묶인 마음을 나타내는 송(悚)자는 마음(忄)이 묶여서(束) '두려워하다, 송구스럽다'라는 뜻이다. 마음(忄)이 결박당하듯 묶여서(束) 두려운(悚) 심정은 두려워서 마음이 몹시 거북하여 송구(悚懼)할 때, 죄스럽고 송구스러워 죄송(罪悚)할 때, 분에 넘쳐 고맙고도 송구하여 황송(惶悚)할 때 느껴지는 감정들이다. 이런 감정은 아주 끔찍한 일을 당할 때 마치 털이 뼈처럼 굳어 곤두서듯이 그렇게 두려워지는 모골송연(毛骨悚然) 상태에 버금가는 감정(感情)일 것이다.

두려워할 구(懼)자는 형부인 마음(心→忄)과 성부인 '볼 구(瞿)'로 된 형성자이다. 그러니 구(懼)자는 마음(忄)이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뜨고 두리번거리며 보는(瞿) 심정으로 '두려워하다(懼)'라는 뜻이다. 성부인 구(瞿)자는 '두려워할 구(懼)'자의 본의를 담고 있다. 구(瞿)자는 目部 글자로 형부인 눈(目)과 성부인 '새 추(隹)'자가 '구'로 전음 된 형성자이다. 그러니 구(瞿)자는 두 눈(目目)이 새(隹)처럼 두리번거리며 '보다(瞿)'라는 뜻이다. 새가 이렇게 두리번거리고 보는 것은 놀라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두려운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 두 눈을 두리번거리고 보는 새의 동작(動作)을 나타내는 구(瞿)자는 '놀라다, 가슴이 두근거리다, 두려워하다'라는 뜻으로 확장(擴張)되었다. 따라서 놀란 새가슴처럼 보고있는 마음을 나타내는 구(懼)자는 마음(忄)이 두리번거리며 보는(瞿) 새처럼 '두려워하다, 두려움, 걱정하다, 위협하다(懼)'라는 뜻이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두리번거리는 놀란 새가슴은 인간의 심정에 자주 비유(比諭)된다. 인간은 두려움이 몹시 심한 공구(恐懼), 위구(危懼), 전구(戰懼), 송구(悚懼)할 때 바로 새가슴처럼 된다.

두려울 공(恐)자는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지지러질 공(巩)으로 이루어진 형성자(形聲字)이다. 공(恐)은 지지러질(巩) 만큼 마음(心)이 '두려워하다(恐)'라는 뜻이다. 성부인 공(巩)자는 '두려워할 공(恐)'자의 본의(本義)를 담고 있다. 공(巩)자는 차꼬와 같은 묶는 도구에 손목이 묶인 사람(凡)을 그려 '지지러지다'라는 뜻이다. 차꼬는 먼 옛날 중죄인(重罪人)을 가둘 때 쓰던 형구(刑具)의 일종으로 두 개의 긴 나무토막으로 두 발목을 고정(固定)시켜 자물쇠로 채워서 발을 묶는 형틀이다. 따라서 이러한 차꼬 형틀에 묶인 것처럼 몹시 놀라서 몸이 움츠러져 지지러지는 마음을 나타내는 공(恐)자는 마음(心)이 지지러지며(巩) '두려워하다, 무서워하다, 공갈(恐喝)하다, 으르다, 두려움, 아마도(恐)' 등의 뜻을 지닌다.

두려워할 황(惶)자는 형부인 마음(心→忄)과 성부인 '임금 황(皇)'으로 된 형성자이다. 그러니 황(惶)자는 마음(忄)이 임금(皇)처럼 높은 대상에 대해 어찌할 바를 몰라 '두려워하다(惶)'라는 뜻이다. 성부인 황(皇)자는 '두려워할 황(惶)'자의 본의를 담고 있다. 황(皇)자는 최고의 왕을 상징하는 해(日)처럼 빛나는 날개 깃(丿) 장식을 한 관(白)을 대(王)에 올려놓은 꼴의 상형자로 '임금, 왕, 관, 봉황, 엄숙하다, 훌륭하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왕관을 쓴 엄숙하고 훌륭한 왕 앞에선 마음을 나타내는 황(惶)자는 마음(忄)이 임금(皇) 앞에서 '두려워하다(惶)'라는 뜻이다. 임금이 자신을 찾는다면 어떤 마음일지 상상해보자. 그저 높은 자리에 눌려서 두려움이 들 수도 있고 분에 넘쳐 고맙고도 송구(悚懼)해서 황송(惶悚)한 마음을 어찔할 바 모를 것이다. 자신이 원하던 바에 위반한(唐) 뜻밖의 상황인지라 두려워서 당황(唐惶)하게 되는 것이다. 놀라고 두려워 경황(驚惶)하니 그물질을 그만둬야 할 경황망조(驚惶罔措)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얼굴이 푸른 기운이 무성할 정도로 두려운 창황(蒼惶)한 꼴로 몹시 두려운 공황(恐惶)상태가 된다. 그러니 황공(惶恐)하여 몸둘 곳을 모르는 황공무지(惶恐無地)의 상태가 된다. 우리 조상들은 3년상 이후의 제사(祭祀)를 지낼 때 엄중하고 공경함이 지극한 송구공황(悚懼恐惶)의 몸가짐을 하였으니 임금 앞에서 몸가짐과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1. 稽 : 절[拜] 중에서 가장 중한 예법. 稽首는 拜禮 중에서 가장 중한 것으로 신하가 임금에게 하는 절이다. 頓首는 평등하여 서로에게 하는 절이다. 두 가지 절은 모두 머리가 땅에 닿지만 계수는 땅에 닿는 시간이 많고, 돈수는 땅에 닿고서 바로 들기 때문에 叩地(땅에 두들긴다)라고 말하였다.(≪周禮註疏删翼≫ 卷15 辨九拜 一曰稽首 二曰頓首)
  2. 拜 : 머리가 땅에 닿는 것이다. 두 개의 手(손 수)를 따르고 丅(아래 하:拜자의 오른쪽 手 아래에 있는 丅)를 따랐다. 두 개의 手를 아울러서 내리는 것이 拜이다.(≪形≫)
  3. 稽顙再拜 悚懼恐惶 : 稽는 이마이니, 稽顙은 이마를 땅에 대는 것이다. 再는 거듭이다. 拜는 손으로 땅에 엎드리는 것이다. ≪禮記≫ 〈檀弓 上〉에 이르기를 “이마를 조아린 뒤에 절하는 것은 그 슬픔의 지극함에 惻隱이 발동하는 것이다.” 하였다. 悚ㆍ懼ㆍ恐ㆍ惶은 모두 두려워하는 뜻이니, 그 공경이 지극함을 극도로 말하였다.(≪釋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