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鹹河淡 鱗潛羽翔

Revision as of 16:53, 14 August 2017 by Mhan (talk | contribs)

천자문 | Previous 果珍李柰 菜重芥薑 | Next 龍師火帝 鳥官人皇


海鹹河淡[注 1]하고 鱗潛羽翔[注 2]이라 (海◯鹹河淡◑하고 鱗潛羽◯翔◎이라)

() 바닷물은 짜며 河水는 담박하고, 비늘 달린 고기는 물속에 잠기며 깃 달린 새는 공중을 난다.

海爲衆水所歸하여 積而不散하며 潤下[注 3]作鹹하고 河源은 出於崑崙하여 諸水不侵하여 其味最淡하니 莫非理也라
記曰 鱗蟲三百六十에 龍爲長이요 羽蟲三百六十에 鳳爲長이라하니 鱗蟲은 藏於水하고 羽蟲은 飛於空하니 皆其性也라

바다는 모든 물이 귀착되는 곳이어서 모여 흩어지지 않고 적시어 내려가서 짜게 된다. 黃河의 근원은 崑崙山에서 나와 여러 물이 들어오지 않으므로 그 맛이 가장 담박하니, 이치가 아닌 것이 없다.
≪禮記≫ 〈月令〉에 이르기를 “비늘이 있는 동물 360가지에서 龍이 으뜸이고, 깃이 달린 동물 360가지에서 鳳이 으뜸이다.” 하였으니, 비늘이 있는 동물은 물속에 숨어들고 깃이 있는 동물은 공중을 나니, 이 모두가 그 天性이다.

[節旨] 물의 큰 것에 이르러서는 河水와 바다가 있지만, 벌레ㆍ물고기ㆍ새ㆍ짐승은 다 들 수가 없어서 총괄적으로 땅에서 널리 살고 있는 것을 보였다.(≪釋義≫)

海鹹河淡

海鹹河淡

(韓) 바단물은 짜고 밀물은 맛도 없고 맑다.

(簡) 바다 물은 짜고, 민물은 담백하다.

바다 물은 짜고 밀물은 맛도 없고 맑다. 1. 바다 3.물은 2. 짜고 4.맑은 담수는 맛이 없다. 바다해(海), 짤 함(鹹), 물 하(河), 맑을 담(淡)

한자 유래

해함하담(海鹹河淡)의 글자 뜻은 바다 해(海), 세계 해(亥), 많을 해(㚊), 넓을 해(垓) 등의 뜻이고, 짤 함(鹹)자는 닭이유 유(酉) 변에 다 함(咸)자의 합자(合字)로도 쓴다. 그 글자 뜻은 오직 짜다는 뜻 외는 없지만 글자는 두자로 쓰는 특이(特異)한 문자이다. 그리고 물 하(河)는 강물 하(河), 내 하(河), 황하수 하(河), 은하수 하(河)도 하자이다. 묽맑을 담(淡)자는 싱거울 담(淡), 슴슴할 담(薄味, 박미), 물질펀할 담(淡), 묽을 담(淡)자이다.

바다 해(海)의 구성(構成)은 물 수(氵)와 매양 매(每)로 이루어졌다. 수(氵)는 물줄기가 갈라지고 합해지는 강을 본뜬 水(수)를 간략(簡略)히 세 개의 물방울로 표시(表示)한 것으로 자형의 좌변에 놓여 강이나 물의 뜻으로 쓰인다. 매(每)는 비녀를 꽂아 아름답게 치장(治裝)한 머리모양(頭模樣)의 자형상부와 어미 모(母)로 구성(構成)되었다. 모(母)는 두 손을 마주하고서 다소곳이 앉아 있는 여자의 모양(模樣)을 본뜬 녀(女)자에 유방(乳房)을 가리키는 두 점을 강조(强調)하여 ‘아이를 낳아 젖을 주는 여자’, 즉 산모(産母)를 뜻하였으나 ‘어머니’라는 의미(意味)로 쓰이게 되었다. 요즘은 많아야 하나둘 아이를 낳지만 고대(古代)에는 다산(多産)이 곧 축복(祝福)이자 모두가 바라는 염원(念願)이었다. 그래서 아이를 많이 낳은 여자는 머리를 올려 예쁜 머리장식의 하나인 아름다운 비녀를 꽂을 수 있었다. 즉 자형상부는 머리를 올려(丿) 비녀(一)를 꽂은 모양(模樣)이며, 그 뜻은 ‘매양’ ‘자주’ ‘많다’ 등으로 쓰인다. 따라서 해(海)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수많은(每) 물줄기(氵)들이 모인다는 데서 ‘바다’를 뜻하게 되었다.

짤 함(鹹)은 짤 로(鹵) 변(邊)에 다할 함(咸)은 한 문자로 짜다(鹽味)란 뜻이 있으며, 함(咸)은 입 구(口) 부수에 있다. 즉 함(鹹)은 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따라서 오미(五味)는 다섯 가지 맛이니,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맛을 이른다. 이를 한자말로 나나내면 산(酸 실산), 고(苦 쓸고), 감(甘 달감), 신(辛 메울신), 함(鹹 짤함)이고, 여기에 삽(澁 떫을 삽)을 더하여 육미(六味)라 한다. 한의학(韓醫學)에서 음식물의 맛(味)을 종(五種),즉(即) 산(酸)、'첨(甜)은, 감(甘)'、고(苦)、'랄(辣)은, 신(辛)'、함(鹹)으로 분류(分類)하고 오미(五味)는 인체(人體) 내의 오장(五臟)으로 들어간다고 말한다. 우리가 오미(五味)를 합리적(合理的)으로 섭취(攝取) 할 때 신체(身體)에 필요(必要)한 영양물질(營養物質)의 평형(平衡)을 이룬다.

강물 하(河)의 구성(構成)은 물 수(氵)와 옳을 가(可)로 이루어졌다. 氵(수)는 물줄기가 갈라지고 합해지는 강을 본뜬 水(수)를 간략히 세 개의 물방울로 표시(表示)한 것으로 자형의 좌변에 놓여 강이나 물의 뜻으로 쓰인다. 可(가)에 대한 해석(解釋)은 두 개로 나뉜다. ‘ㄱ’자 모양(模樣)의 농기구로 땅을 일구면서 입(口)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과 누군가 뭔가를 요청(要請)했을 때 잠시의 주저(躊躇)함도 없이'(ㄱ, ‘숨 막힐 고)’의 반대 모양(模樣)' 입(口)에서 나오는 소리는 곧 ‘옳다’거나 ‘허락’한다는 뜻을 의미(意味)한다고 보는 견해이다. 그러나 河(하)가 황하(黃河)의 본 이름이듯이 여기서는 可(가)가 소리요소로 쓰였다. 즉 황하(黃河)의 물줄기(氵)는 可(가)하는 소리를 내면서 흐른다고 보아 ‘황하(黃河)’를 뜻하는 고유명사(固有名詞)였는데, 후대로 오면서 ‘강’이나 ‘운하(運河)’를 뜻하게 되었다.

물 맑을 담(淡)자는 형부(形部)인 물(氵)과 성부(聲部)인 '아름다울 담(炎)'으로 된 형성자(形聲字)이다. 그러니 담(淡)자는 물(氵)이 아름답게(炎) 타고난 재와 섞이니 '묽다(淡)'라는 뜻이다. 담(炎)자는 '묽을 담(淡)'자의 본의(本意)를 담고 있다. 담(炎)자는 타오르는 불꽃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하지만 그런 아름다운 불꽃이 일고 난 후에 타고남은 재는 연약(軟弱)함을 상징(象徵)하기도 한다. 그래서 타고남은 재가 '불탈 염(炎)'자로 읽히게 된 요인(要因)이다. 이런 아름다운 불꽃을 이루며 타고남은 재가 물에 섞여진 상태를 나타내는 담(淡)자는 물(氵)이 아름답게(炎) 타고 난 재와 섞여서 '묽다, 엷다, 싱겁다, 담박하다(淡)'라는 뜻이다. '묽을 담(淡)'자는 위의 '짙을 농(濃)'자의 상대어로 담청(淡靑), 담적(淡赤), 담자(淡紫) 등의 주로 옅은 색을 나타내는 접두어(接頭語)로 쓰인다. 여린 색깔이나 물을 많이 써서 투명(透明)하게 그린 그림을 담채화(淡彩畵)라고 한다. 담채화(淡彩畵)는 묽은 채색을 하니 만큼 욕심 없고 마음이 깨끗한 담담(淡淡)한 심정을 우아(優雅)하고 산뜻하게 아담(雅淡)한 크기의 화폭(畵幅)에 담는다. 담채화(淡彩畵)의 맛이나 멋이 담박(淡泊), 담백(淡白)한 것은 무욕(無慾)의 편안(便安)함을 추구(追求)하는 무욕염담(無慾恬淡)의 깨끗함과 담담함이 흐르기 때문이다. 비록 군자(君子)의 외양(外樣)이 냉담(冷淡)하게 보일지언정 그의 교제(交際)는 교담여수(交淡如水)이니 사귀는 방법(方法)은 담박(淡白)하기가 물과 같다. 한지에 은은하게 스며드는 군자(君子)의 정신(精神)은 농축(濃縮)만을 추구(追求)하는 우리들에게 바탕의 본질(本質)을 살릴 줄 아는 여유(餘裕)와 함께 물(氵)이 아름답게(炎) 타고난 재와 섞여 묽어지듯(淡) 세상을 담담하게 살게 한다.

주역

물은 아래로 흐르면서 짜지고, 불은 탈수록 써진다. 그 맛을 오행상으로는 물은 짜고, 불은 쓴 것으로 본다. 물속에서 노니는 물고기, 하늘을 나는 새도 위아래 음양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

문구 풀이

앞의 해함하담(海鹹河淡) 구절은 바닷물의 짠 맛과 강물의 싱거운 맛을, 뒤의 인잠우상(鱗潛羽翔) 구절은 물속에 사는 어류와 하늘을 나는 조류를 각기 상대적으로 대비한 문장이다.

『음부경(陰符經)』에 “사람은 다섯 가지 맛을 먹고 살며, 다섯 가지 맛을 먹고 죽어간다(五味而生, 五味而死)”고 하였듯이, 음식의 맛은 오행에 따른 산함신감고(酸鹹辛甘苦: 시고 짜고 맵고 달고 씀)의 오미(五味). 즉 木의 신 맛(酸), 水의 짠 맛(鹹), 金의 매운 맛(辛). 土의 단 맛(甘), 火의 쓴 맛(苦)으로 나뉜다.

물은 적시고 아래로 흘러가는 윤하(潤下)의 본성대로 바다를 향해 쉬지 않고 흘러가는데 아직 바다에 흘러가기 전인 하천의 물은 맛이 싱겁지만 흐르면 흐를수록 강과 하천의 온갖 부정한 오물을 다 받아들여 바다에 이르러서는 물이 짜게 된다는 것이다. 물은 흐르면 흐를수록 짜게 되고 불은 타면 탈수록 맛이 써지므로 그 맛에 있어서는 오행상으로 불은 쓰고(苦) 물은 짠 것(鹹)으로 본다. 바닷가에 염전을 만들어 소금을 굽는 것도 물이 마지막으로 도달한 곳이 바다이기 때문이다.

河는 많은 물이 흐르는 큰 ‘시내’나 ‘강’을 이르는데 하천(河川)이라 하면 대개 작은 개울인 내(川)와 큰물이 흐르는 강(河)을 이른다. 또한 河는 중국의 ‘황하(黃河)’를 지칭하기도 하는데 이 강물은 황토로 인해 항시 물색깔이 누렇고 흐리며 또한 물이 엄청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히(可) 물(氵)이라고 할 만한 ‘큰 물’이라고 인정하는데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海는 강과 하천의 온갖 부정한 오물을 다 안아담아 끊임없이 정화를 한다. 또한 온갖 것을 다 받아들인 바다의 짠 소금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글자 풀이

해(海)는 물 수(氵)와 매양 매(每). 여러 갈래의 물줄기(氵)가 매양(每: 매양 매) 한군데로 모여들어 이루어지는 ‘바다’를 가리킨다. 여러 자식이 늘(매양) 낳아준 어머니 품을 그리워하여 돌아가려 하듯이 모두를 ‘받아주는’ 바다(氵)가 생명(人)의 모체(母)임을 암시하고 있다. 每는 위(人)가 屮(싹 날 철)이고 아래가 母(어미 모)이다. 풀싹(屮)이 포기(母)에서 계속 연달아 나오는 데에서 ‘매양’, ‘늘’ 등의 뜻이 있다.

함(鹹)은 소금 로(鹵)와 느낄 함, 다 함(咸). 소금에서 느껴지는 짠 맛을 이른다. 함(咸)은 연못( 또는 바다)이 산( ) 위에 자리하여 산택(山澤)의 기운이 통하여 하나로 느끼는 괘의 이름인데, 소금(鹹) 또한 산에서 캐는 암염(巖鹽: 돌소금)과 바닷물을 증발시킨 천일염(天日鹽)으로 나뉜다. 로(鹵)는 민생에 중요한 소금밭을 점유(占有)하여 다스린다는(乂: 다스릴 예) 뜻이다. 본래 占은 서(西)의 옛 글자이고 ※은 소금밭을 나타내 중국 서쪽지방에서 나는 돌소금을 이른다. 소금기가 있는 곳에 풀이 자라지 않으므로 거칠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하(河)는 물 수(氵)와 옳을 가(可). 웅장한 소리를 내며(可) 흐르는 큰 물(氵)을 뜻한다. 대개 작은 개울을 내(川), 큰 물을 강(河)으로 일컫는다. 옳고 그름을 가부(可否)라고 하는데, 可는 떳떳하고 씩씩한(丁: 장정 정, 나무줄기가 힘차게 뻗은 상) 즉 사리에 맞는 올곧은 말을 뜻하는 반면 아닐 부, 막힐 비(否)는 말문이 막히고 흐름이 끊기는 상태(否에서 不은 木의 윗줄기가 잘린 상태) 즉 경우에 어긋나 틀린 말을 뜻한다.

담(淡)은 물 수(氵)와 불꽃 염(炎). 불(炎)에 끓인 물(氵) 즉 증류수의 맑고 싱거운 맛을 가리킨다.

鱗潛羽翔

鱗潛羽翔

(韓) 비늘있는 고기는 물 속에 잠기고 날개있는 새는 공중에 난다.

(簡) 고기는 물속에서 살고, 새는 공중을 난다.

비늘있는 고기는 물 속에 잠기고 날개있는 새는 공중에 난다.1.비늘과 3. 깃은 2. 물 속 잠긴 고기와 4. 하늘 나는 새를 말한다. 비늘린(鱗), 잠길 잠(潛), 깃 우(羽), 날 상(翔) 위의 풀이를 보면 소금기가 있는 바다 물은 짜고, 밀물은 맛은 없어도 맑다는 뜻이다. 하면 소금기 있는 바다 물은 밀물보다 맑지 못하다는 의미가 내포하고 밀물은 맛은 없으나 맑다는 뜻이 된다. 하고보면 당연한 뜻이기도 하다. 육지의 잡다한 물이 모두 바다로 어르고 거기에 소금기 까지 있으니 육지의 담수보다는 맑지 못함은 당연한 이치이다. 바다 해(海), 짤 함(鹹), 물 하(河), 맑을 담(淡), 비늘 린(鱗), 장길 잠(潛), 깃 우(羽), 날 상(翔) 淡은 薄味라 하였으니 이는 곳 싱거운 맛이라는 뜻이다. 이 라(李 邏)의 글에 냇물은 모두 산으로부터 시작한 샘물로서 그 맛이 반드시 싱겁다 (河水者皆山泉 必淡也)라 했다. 오늘도 천자문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본다. 자성(自省)의 글: 한자로 구성된 천자문은 한문을 배움에 있어 입문하는 초보자 입장에서 너무나 벅찬 일이다. 깊은 뜻을 알기 위해 너무너무 博識해야만 理解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인내(忍耐) 참고 또 참아야 한다.

한자 유래

鱗潛羽翔(인잠우상)이란 비늘 달린 물고기들은 물속 깊이 잠기고 깃털 달린 새들은 날아다닌다. '예기(禮記)'에 이르기를 '비늘이 있는 동물(動物)이 360가지인데, 그 중에 용(龍)이 으뜸이 되고, 깃이 달린 동물(動物)이 360가지인데 그 중에 봉(鳳)이 으뜸이다.' 하였으니 비늘이 있는 동물(動物)은 물 속에 숨어 살고 깃이 달린 동물(動物)은 공중(空中)에 나는 바, 이는 모두 동물(動物)의 천성(天性)인 것이다.

비늘 인(鱗)의 구성(構成)은 린(魿)과 동자(同字)이다. 물고기 뜻을 나타내는 물고기 어(魚)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린(粦)이 합(合)하여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이다. 즉 인(鱗)은 물고기 어(魚)와 도깨비불 린(粦)이다. 물고기의 비늘이 반짝반짝 빛남을 나타낸다. 린(粦)은 현재 쓰이지 않는데, 위의 쌀 미(米)는 빛이 퍼져 방사(放射)하는 모습(模襲)이고 아래의 어긋날 천(舛)은 발이 엇갈리는 모습(模襲)이므로 여기저기서 빛이 번뜩이는 뜻이 나온다.

잠길 잠(潛)은 잠(潜)의 본자(本字)이다. 잠(潛)의 구성(構成)은 물의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꿰뚫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잠(替)으로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다. 따라서 물 속을 꿰뚫고 간다는 의미(意味)다. 전(轉)하여 물 속에 들어가다, 잠기다의 뜻으로 쓰인다. 본래는 자맥질하여 물(氵) 속에 들어간 사람의 입으로부터 뽀글뽀글 올라오는 기포(氣泡)를 나타내며, 뱃속에서의 태식(胎息, 태아의 호흡)과 통한다. ‘잠기다’ ‘잠들다’는 우리말처럼 생명활동(生命活動)은 태동(胎動)을 위한 휴식(休息)인 잠에서 비롯되기에, 주역 384효의 첫 번째 효인 건괘초구(乾卦初九)에도 ‘잠룡물용(潛龍勿用,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이라고 하였다.

깃 우(羽)는 새의 깃털의 모양(模樣)이라는 이야기와 새의 두날개를 편 모습(模襲)이라는 두가지 설(說)이 있다. 날개가 깃털로 되어 있으니 무엇이 되던 상관없다. 새 날개를 편 모습(模襲)으로는 아닐 비(非)도 있다. 날개가 반대 방향(方向)을 향한다고 아니다라는 뜻이 부여(附與)되었다. 날아가거나, 깃털이라는 의미(意味)가 있는 글자에 사용(使用)된다. "설문(說文)"에서는 “우(羽)는 새의 기다란 깃털을 뜻하며 상형글자(象形字)이다.”라고 하였다. 새의 날개는 반드시 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나란히 그렸는데, 좌우 날개를 상형(象形)한 비(非)가 ‘아니다’라는 의미(意味)로 확장(擴張)되자 우(羽)가 그 역할(役割)을 하고 있다. 따라서 우(羽)는 다른 부수(部首)에 더해져 주로 ‘날개’나 ‘난다’는 의미(意味)로 쓰이고 있다.

날 상(翔)의 구성(構成)은 날개란 뜻을 나타내는 깃 우(羽)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양 상(羊)이 합(合)하여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이다. 빙빙 돌며 날 상(翔)은 새가 두 깃(羽)을 펼치고 상서롭게(祥) 빙빙 돌며 나는 모습(模襲)이다. 상(翔)자에 양 양(羊)자가 들어 있는 까닭은 그 발음(發音)을 보더라도 상서 상(祥) 자를 줄여서 썼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상(翔) 자는 '깃(羽) 있는 새가 하늘을 날다'는 뜻이다. '더 높은 곳으로 비상(飛翔)하다'에서 비상(飛翔)은 '날고(飛) 날다(翔)'는 뜻이다. 인잠우상(鱗潛羽翔)은 '비늘(鱗) 있는 고기는 물속에 잠기고(潛), 깃(羽) 있는 새는 공중에 날다(翔)'는 뜻으로, 천자문(千字文)에 나오는 글귀이다.

주역

문구 풀이

상류일수록 싱겁고 하류일수록 짜지는 하해(河海)의 물맛을 설명한 다음 물속의 물고기(下)와 창공의 새(上)를 비교하였다.

어류는 비늘이 달려 있어 물속에 잠겨 헤엄치며 노는 반면 조류는 깃이 달려 있어 하늘로 날아오르며 비상(飛翔)한다.

『중용(中庸)』에도 「시경」의 싯귀를 인용하여 “솔개는 하늘로 훨훨 날아오르거늘 물고기는 못에서 펄펄 뛰논다하니, 위(上)와 아래(下)를 살피면 그 이치를 알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라 하였다. 천지음양의 두 기운이 서로 사귀고 합하여 만물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근본원소인 오행이 생성되고 이 오행인 ‘수화목금토(水火木金土)’가 끊임없이 움직여 만물에 유행하는 작용을 한다. 비늘이 달린 어류는 윤하(潤下)하는 물(水)의 속성이 있어 물속에 잠겨 헤엄치지만 깃이 달린 조류는 염상(炎上)하는 화(火)의 속성이 있어 하늘로 날아 비상(飛翔)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위(上)와 아래(下)에 있는 어류와 조류를 살펴보면 천지음양의 조화가 만물에 유행되지 않음이 없다는 것이 밝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예기>에서 말하기를 ‘비늘이 달린 동물은 360가지인데 그 가운데에 수장(首長)은 용이며, 깃이 달린 벌레는 360가지인데 그 가운데에 수장은 봉황’이라고 하였다.

이중 용과 봉황은 각기 세상의 동물을 오행으로 분류한 오충(五蟲) 중 동방 목(木)에 해당하는 인충(鱗蟲: 비늘이 있는 동물)과 남방 화(火)에 해당하는 우충(羽蟲: 깃이 달린 동물)에 속한다. 이외에도 서방 금(金)에 해당하는 것은 모충(毛蟲: 털이 있는 동물)으로 대표적으로는 기린(麒麟: 상상속의 동물)과 호랑이가 있고, 북방 수(水)에 해당하는 것은 개충(介蟲: 껍질이 있는 동물)으로 그 대표가 되는 동물은 거북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 그려진 사신도(四神圖)도 이와 같은 동물의 오행 분류에 따라 동쪽에 청룡(靑龍), 서쪽에 백호(白虎), 남쪽에 주작(朱雀) 그리고 북쪽에는 현무(玄武)가 배치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오행의 중앙인 토(土)에 해당하는 동물은 나충(裸蟲: 털이 없는 동물)으로 그 대표되는 동물은 인간으로 특히 성인(聖人)을 가리킨다.

글자 풀이

인(鱗)은 물고기 어(魚)와 도깨비불 린(粦). 물고기의 비늘이 반짝반짝 빛남을 나타낸다. 粦은 현재 쓰이지 않는데, 위의 쌀 미(米)는 빛이 퍼져 방사(放射)하는 모습이고 아래의 어긋날 천(舛)은 발이 엇갈리는 모습이므로 여기저기서 빛이 번뜩이는 뜻이 나온다.

잠(潛)은 물 수(氵)와 입김낼 참, 일찍이 참(朁). 본래는 자맥질하여 물(氵) 속에 들어간 사람의 입으로부터 뽀글뽀글 올라오는 기포(氣泡)를 나타내며, 뱃속에서의 태식(胎息: 태아의 호흡)과 통한다. ‘잠기다’ ‘잠들다’는 우리말처럼 생명활동은 태동(胎動)을 위한 휴식(休息)인 잠에서 비롯되기에, 주역 384효의 첫 번째 효인 건괘초구(乾卦初九)에도 ‘잠룡물용(潛龍勿用: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이라고 하였다.

우(羽)는 양 날개를 접은 형태로 새의 날개(깃)를 이른다. 새가 거듭 날개를 움직여 날 듯이 물은 연이어 흐르며 ‘우’하는 물소리가 나기에,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의 오음(五音) 중 水에 속하는 우(羽)음을 일컫기도 한다.

상(翔)은 양 양(羊)과 우(羽). 양떼 같이 무리지어 힘차게 날아오르는 흰 새떼를 가리킨다. 양(羊)의 속성은 앞장서기를 좋아하고 돌진하여 울타리를 잘 들이받는다. 미국을 일본에서는 미국(米國)으로 쓰는데 우리 조상들은 미국(美國)으로 표기하였다. 양떼처럼 수많은 인종이 모인데다 매사에 앞장서는 국민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잠(潛)의 철학

잠길 잠(潛)은 음(音)과 훈(訓)에서 우리말의 ‘잠기다’, ‘잠들다’라는 말과 통한다. 초목이 땅 속에 뿌리를 깊이 내려 그 뿌리를 드러내지 않는 까닭은 뿌리를 드러내면 싹과 줄기를 낼 수 없고 말라죽기 때문인데, 이것은 모든 생명활동이 ‘잠(潛)’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주역의 384효 가운데 첫 효인 건괘초구(乾卦初九)에 ‘잠긴 용이니 쓰지 말라(潛龍勿用)’라는 구절이 있다.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물속에 깊이 잠겨 때를 기다려야 함을 말한다. 사람으로 말하면 군자가 세상에 나와 뜻을 펴기 위해서 먼저 잠거포도(潛居抱道)하면서 학문을 닦고 덕을 기르는 수행시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잠길 잠(潛)은 음과 글자 형태 그리고 철학적 의미 모두 누에 잠(蠶)과 통한다. 애벌레 상태의 누에는 뽕잎을 갉아먹으며 연거푸 잠을 자다가 다 자란 뒤에는 실을 토해내어 고치를 짓는다. 그 고치 속에서 번데기 상태로 있다가 나중에는 고치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 때 온갖 몸부림을 치며 날개가 찢기는 고통을 감내하고서야 하나의 누에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이다. 이것은 물속에 잠겨 있던 용이 때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과 같다(飛龍在天).

  1. 淡 : 싱거울 담. 진함과 짭짤함의 반대이다.(≪註解≫)
  2. 海鹹河淡 鱗潛羽翔 : 海는 모든 물이 귀착되는 골짜기이다. ≪博物志≫에 이르기를 “하늘과 땅의 사방이 모두 바닷물로 서로 통하였는데 땅이 그 속에 있다. 총괄하여 말하면 四海라고 말한다.” 하였다. 바닷물은 맛이 짜므로 海鹹*이라고 하였다. 河는 물 이름인데 오늘의 河間府 지역에 이르러 나뉘어서 9개의 河가 되고 바다에 들어가니, 이것이 河水의 옛 길이다. 지금은 남으로 옮겨서 淮水와 합류하고 淮安府 지역에 이르러서 바다로 들어간다. 하수는 맛이 담담하므로 河淡이라고 하였다. 鱗은 물고기 비늘이고, 潛은 숨는다는 뜻이고, 羽는 새 날개이고, 翔은 난다는 뜻이니, 물고기가 연못에 숨고 새가 하늘을 나는 것을 말한다.(≪釋義≫)
    • 鹹 : 鹹의 本字는 醎이다.(≪中≫)
  3. 潤下 : 물의 성향이 아래로 내려가서 만물을 적심을 말한다.(≪漢≫) 물은 潤下이다. 적시고 또 내려가는 것이다.(≪書經≫ 〈洪範〉 集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