戶封八縣 家給千兵

천자문 | Previous 府羅將相 路夾槐卿 | Next 高冠陪輦 驅轂振纓


戶封八縣[注 1]하고 家給千兵[注 2]이라 (戶◯封八●縣◑하고 家給●千兵◎이라)

()〈功臣에게〉 民家를 여덟 縣이나 冊封하고, 집에는 천 명의 병사를 주었다.

漢平定天下하고 大封功臣할새 重者는 食八縣民戶하여 爲侯國하니라
侯國에 許置兵千人하여 以衛其家하니라

漢나라는 천하를 평정하고 공신을 크게 책봉하였는데, 중대한 자는 여덟 縣의 민가에서 세금을 받아먹어 諸侯國이 되었다.
諸侯國에 천 명의 병사를 두어 그 집을 호위하도록 허락하였다.

戶封八縣

戶封八縣

(韓) 한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고 여덟 고을 민호를 주어 공신을 봉하였다.

(簡) 여덟 고을과 집을 하사하고

한 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고 八個고을 民戶를 주어 공신을 봉하였다.집 호(戶), 봉할 봉(封),여덟 팔(八), 고을 현(縣)

한자 유래

호봉팔현(戶封八縣)에서 호봉(戶封)이란 '민호(民戶)를 봉토(封土)로 주었다'는 뜻이다. 팔현(八縣)이란 '여덟 고을'을 말한다. 즉 호봉팔현(戶封八縣)이란 여덟 고을의 미호(美好)를 주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공신(功臣)에게 준 것이다. 천하를 통일한 한의 고조(高祖) 유방은 법령(法令)을 제정하고 정비(整備)하면서 공신들에게 여덟 고을의 민호(民戶)를 나누어 주어 거기에서 나오는 세를 받도록 하여 제후국(諸侯國)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것이 호봉팔현(戶封八縣)이다.

지게문 호(戶)자는 먼 옛날 사립문처럼 외짝문 꼴을 본뜬 상형자(象形字)로 '지게문(戶이)'이라는 뜻의 문자이다. 여기서 '지게'란 마루에서 방으로 드나드는 곳에 외부(外部) 사람의 시선을 막고 실내(室內)를 보호하는 용도(用途)의 외짝문을 이른다. 호(戶)자 부수 명칭은 '지게'이지만 이해(理解)하기 쉽도록 문의 일종이므로 '지게문'으로 기억(記憶)하는 것이 좋다. 호(戶)자는 출입(出入)할 때 거치는 문이므로 '출입구(戶)'라는 뜻으로 쓰인다. 또한 문의 기능 중 내부와 외부를 차단(遮斷)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막다(戶)'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런가 하면 호(戶)자는 집에는 모두 출입하는 문이 있으므로 '집(戶)'을 통칭(通稱)하기도 한다. 또한 호(戶)자는 문을 드나드는 것은 사람이므로 '사람(戶)'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즉 호(戶)자는 '외짝문, 집, 출입문, 막다, 사람' 등의 뜻을 지닌다. 이상 호(戶)자 뜻이 그러하듯 호(戶)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는 "지게문 꼴, 동작, 상태"에 관한 의미가 유추(類推)된다.

봉할 본(封)의 구성(構成)은 현재 자형만으로 볼 때는 홀 규(圭)와 마디 촌(寸)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금문(金文)을 참조(參照)해보면 규(圭)는 흙 토(土)의 겹침이 아니라 상부의 토(土)는 나무의 모양(模樣)을 상형한 목(木)이 단순화 된 것이다. 즉 나무(木)를 심고서 흙(土)을 북돋는 모양(模樣)이다. 손목과 손의 모양(模樣)을 상형한 촌(寸)이 단독(單獨)으로 쓰일 때는 ‘마디’나 ‘촌수’ ‘마음’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며 다른 부수와 합해질 때는 주로 손의 용도(用途)로 쓰인다. 이에 따라 봉(封)의 의미(意味)는 어떠한 경계(警戒)를 나타내기 위해 흙을 돋우어 나무(圭)를 손수(寸) 심는다는 데서 ‘경계(警戒)’를 뜻하는 글자였으나, 이러한 행위(行爲)는 곧 천제가 지방의 제후에게 영토(領土)를 주어 다스리게 한 ‘봉지(封地)’라는 의미(意味)와 함께 ‘봉하다’는 뜻이 발생(發生)했다. 또한 현재자형에서도 여러 가지 의미(意味)가 파생(派生)됐다. 즉 규(圭)는 흙 토(土)를 겹쳐 쓴 형태(形態)인데, 고대인(古代人)들이 하늘에 제(祭)를 올리기 위해 흙을 쌓아 만든 제단(祭壇)을 의미(意味)한다. 이에 따라 그 의미(意味)는 손(寸)으로 흙을 쌓아올린 제단(圭)이라는 데서 ‘봉제사(奉祭祀)’ ‘무덤’이라는 뜻도 지니게 되었다.

여덟 팔(八)자는 어떤 사물(事物)을 나누는 것을 가리키는 지사자(指事字)로 '나누다(八)'라는 뜻의 회의글자(會意字)이다. 그런데 팔(八)자는 숫자인 '여덟 팔(八)'자로 가차(假借) 되면서 나누는 도구인 '칼 도(刀)'자를 붙인 '나눌 분(分)'자로 바뀌었다. 한편 팔(八)자는 자형(字形)에서 두 손으로 받들다 공(廾), '들 입(入)' 등의 꼴로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팔(八)자는 '나누다'라는 의미에서 '서로 등지다'라는 의미(意味)로도 확장(擴張)된다. 참고로 부수 글자들 중에 '나누다'라는 의미인 팔(八)자는 '골 곡(谷)'자나 '구멍 혈(穴)'자에 스며있으니, 이들 부수 글자들도 역시 나누는 의미가 일부 통하게 된다. 따라서 팔(八)자가 부수인 글자들의 뜻은 "팔방(八方)으로 완전하게 나누다"라는 의미가 스며있으며, 팔(八)자가 지사자(指事字)이므로 팔(八)을 부수로 하는 글자들은 대부분 회의자(會意字)인 것도 참고로 알아두면 글자 이해(理解)에 보탬이 된다.

고을 현(縣)은 금문(金文)에서는, 나무 목(木)과 실 사(糸)와 눈 목(目)의 회의자(會意字)로, 나무에서 머리 또는 끈으로 목을 건 모양(模樣)에서, '걸다'의 뜻을 나타낸다. '견(畎)'과 통하여, 경작지(耕作地)의 뜻에서, 다시 지방 행정 구획(行政區劃)의 하나를 나타내는 군현(郡縣)의 '현(縣)'의 뜻을 나타내게 되었다고 한다. 현(縣)자는 본디 꼴을 통해 죄인의 잘린 머리를 매단 장면(場面)을 연상시킨다. 이런 풍습(風習)은 '고을 현(縣)'자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현(縣)자의 본디 꼴에서 느낄 수 있듯이 눈이 유달리 큰 올빼미의 머리처럼 효수(梟首)하여 죄인의 목을 베어 머리를 높이 매달던 풍습과 관련(關聯)이 있고, 이런 풍습은 일정 구역을 단위로 공포(恐怖)와 두려움을 자아내도록 자행된 통치수단(統治手段)이었을 것으로 짐작(斟酌)된다. 진시황(秦始皇)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행정 구획인 '고을 현(縣)'자는 결국 죄인의 목을 베어 매달던 통치수단과 맥(脈)을 같이 했다. 그러니 현(縣)자가 '고을'이란 뜻으로 자주 쓰인다.

家給千兵

家給千兵

(韓) 제후 나라에 일천 군사를 주어 그의 집을 호위시켰다.

(簡) 일천 병사를 주어, 집을 지키게 하고

제후 나라에 일천군사를 주어 그의 집을 호위 하도록 했다. 집 가(家), 줄 급(給), 일천 천(千), 군사 병(兵)

한자 유래

가급천병(家給千兵)에서 가(家)는 '공신(功臣)의 집'을 말한다. 급(給)은 '지급했다'는 뜻이고, 천병(千兵)은 '군사 일천 명'을 말한다. 즉 가급천병(家給千兵)이란 제후로 삼은 공신들의 집에는 각각 군사 1,000명씩을 나누어 주어 그 병력으로 하여금 그 집을 호위(護衛)하도록 했다는 말이다. 혹은 덕(德)이 있는 자에게도 일천 명의 가병(家兵)을 주었다고 한다. 따라서 제후(諸侯), 공신(功臣)들을 어떻게 예우(禮遇)했는가 하는 것을 묘사했다. 황제는 이들에게 영지(領地)와 군사(軍士)를 주어 황제(皇帝)를 대신하여 백성(百姓)들을 잘 다스리도록 한 것이다.

집 가(家)는 집 면(宀)과 돼지 시(豕)로 구성(構成)되어 있는데, 한 집안을 의미(意味)한다. 한문으로 당내(堂內)라고도 하는 ‘한집안’이란 보통 8촌 이내의 같은 성씨(姓氏)를 갖은 사람들을 말한다. 가(家)자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돼지는 귀한 존재(存在)였다. 그래서 한집안의 제사(祭祀)를 모신 집(宀)에서는 돼지(豕)를 길러 결혼(結婚)이나 초상(初喪)과 같은 대사(大事)를 치를 경우 제물(祭物)로 활용(活用)하는 한편 손님을 위한 음식용(飮食用)으로 대접(待接)했다.

공급할 급(給)의 구성(構成)은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합(合)이 합(合)하여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이다. 음(音)을 나타낸 합(合)은 모으다, 합(合)하다의 뜻이다. 급(給)은 실에 다른 실(糸)을 이어서 길게 하다, 없어져 가는 것을 보급하다(補給), 더하다, 주다의 뜻이다. 즉 기본의미(基本意味)로서의 급(給)은 실 사(糸) 변에 모일 합(合), 또는 화할 갑(合)을 한 문자로 족하다(足), 넉넉하다'섬(贍)', 주다(供), 말 잘하다(口捷), 말 민첩(敏捷)하다(口捷) 등의 뜻이 있으며, 합(合)은 입 구(口) 위에 사람 인(人)과 한 일(一)을 한 문자(文字)이다.

일천 천(千)의 구성(構成)은 서있는 사람의 옆모습을 본뜬 사람 인(亻)과 한 일(一)로 이루어졌다. 즉 사람을 상형한 인(亻)자에 한 획(一)을 그으면 ‘일천’, 두 획(二)을 그으면 ‘이천’, 세 획(三)을 그으면 ‘삼천’을 뜻하는 약속글자였다. 천(千)자는 형부인 십진수에서 가장 많은 십(十)과 성부인 ‘사람 인(人=亻)’자가 ‘천’으로 전음 (轉音)된 형성자(形聲字)이다. 그러니 천(千)자는 최고로 많은(十) 사람(亻)이란 의미를 ‘천(千)’으로 나타내었다. 따라서 최고로 많은 사람들의 입으로 먹어대는 동작을 나타내는 탄(呑)자는 입(口)이 최대한 왕성(旺盛)하게(千=夭) ‘삼키다(呑)’라는 뜻이다.

군사 병(兵)의 구성(構成)은 도끼 근(斤)과 두 손으로 받들 공(廾)으로 짜여 있다. 斤(근)은 도끼모양을 본뜬 것으로, 자형에서 가로획(一)은 도끼의 머리와 날을, 세로획(丨)은 자루를 본뜬 것이며 좌변(厂)은 도끼날을 받는 나무와 같은 대상물(對象物)을 본뜬 상형글자(象形字)다. 공(廾)은 두 손(手)으로 뭔가를 들어 받들거나 쥔 모양을 상형(象形)한 것이다. 따라서 병(兵)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도끼와 같은 무기(斤)를 두 손으로 들고(廾) 있는 사람, 즉 병사(兵士)를 말한다. 엄밀(嚴密)히 말하면 군대를 통제(統制)하는 장수라기보다는 졸병(卒兵)을 뜻한다.

  1. 戶封八縣 : 秦나라가 제후책봉을 없앤 이후 漢나라 초기에 다시 황제의 자제들을 나누어 왕으로 삼았는데, 뒤에 七國*의 禍를 경계하여 작위를 책봉해야 할 자들은 그 邑의 민가에서만 세를 받아먹게 하였다. 그러나 東漢은 吳漢*ㆍ鄧禹*의 공로에 책봉해 준 것이 4縣에 불과하였고, 晉나라는 오직 羊祜만이 5현을 얻어 책봉되었는데 여기에서 말한 8현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지 못하겠다. 또 중신으로서 공훈과 덕망이 있는 자는 병사를 주어 따르며 호위하게 하였는데 그 수효의 많고 적음은 같지 않았다. 예컨대 晉나라 衛瓘ㆍ陸玩 등에게 모두 1천 명의 병사를 주었으니, 은혜와 예우의 성대함이 이들을 넘을 자가 없다.(≪釋義≫) ≪庾開府集箋註≫에는 “민가를 8縣이나 책봉해 주니 은혜가 寇恂의 공로에 깊게 하였다.” 하였는데, 그 〈註〉에 “≪後漢書≫ 〈冦恂傳〉에 ‘冦恂의 同腹 형제 및 형의 아들, 누나의 아들로서 군대 공로로 列侯에 책봉된 사람이 8인이었다.’ 하였다.” 하였다.(≪庾開府集箋註≫ 卷10 〈周大將軍豳國公廣墓誌銘〉) 이에 의하면 戶封八縣은 後漢의 冦恂 및 그 친속 8인의 집마다 각각 1縣씩 책봉해 주어 모두 8縣을 책봉해 준 것이다.
    • 七國 : 漢나라 景帝 때의 7개 제후국으로, 吳國ㆍ楚國ㆍ趙國ㆍ膠西國ㆍ濟南國ㆍ菑川國ㆍ膠東國을 말한다. B.C.145년에 동시 다발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는데, 역사에서 七國之亂이라고 일컫는다.(≪漢≫)
    • 吳漢 : 東漢 南陽 宛(원) 사람이다. 字는 子顔이다. 뒤에 여러 장군들과 光武帝 劉秀를 옹립하여 황제로 삼았다. 大司馬에 임명되고 舞陽侯에 책봉되었다. 죽은 뒤 시호를 忠이라 하였다.(≪人≫)
    • 鄧禹 : 東漢 南陽 新野 사람이다. 字는 仲華이다. 젊어서 長安에 유학하여 劉秀와 親善하였다. 光武帝(유수)가 즉위하자 大司徒에 임명되고 酇侯에 책봉되었다. 明帝 때 太傅에 임명되었다. 죽자 시호를 元이라 하였다.(≪人≫)
  2. 戶封八縣 家給千兵 : 戶는 민가이다. 封은 그 수입을 먹게 하는 것이다. 縣은 ≪釋名≫에 이르기를 “매달린다는 뜻이니, 郡에 매달린 것이다.” 하였다. 家는 장군ㆍ정승과 공ㆍ경의 집이다. 給은 준다는 뜻이다. 兵은 사졸이다.(≪釋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