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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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 (開闢)

by Doal Kim Yong-ok (도올 김용옥)

보라! 고구려 돌무덤 피라미드 위로
새싹이 피어나고 있지 아니한가!
반만년의 절망으로 다져진 희망
우리 어찌 외세를 두려워하랴
황룡 타고 하늘을 제압하는
고구려 기백
해모수와 하백의 핏줄 그 천손의 포효는
여기 피 끊는 젊은 그대들의 맥박이라
역사의 바퀴를 굴려라
오로지 그대 힘으로
그대 혈관에 산 피가 흐르는데
어찌 분단이 있을까보냐?
곤륜에서 두륜까지
백두에서 한라까지
바이칼에서 천지까지
그 모두가 평양
억만년 사람의 그림자를
본 일이 없는 태백 신시의 마루턱
불끈 쥔 두 주먹
울툭 불툭 힘줄 솟은 단군들의 발걸음
뚜벅뚜벅 잠든 대지를 뒤흔들 때
억센 화살을 당겨라
지금이다!
여기다!
솔개 나르고 물고기 튀는
영원한 생명의 약동
남북을 하나로 꿰뚫어
대륙의 하늘을 가른다
아사달의 자손들이여
기억하여라
새로운 조선의 여명이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