篤初誠美 愼終宜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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篤初誠美하고 愼終宜令[注 1]이라 (篤●初誠美◯하고 愼◑終宜令◉이라)

()시작을 독실하게 함이 진실로 아름답고, 마무리를 신중히 하여 마땅히 아름답게 해야 한다.

人能篤厚於始면 則誠爲美矣로되 而猶未也요
必克愼其終이라야 乃爲盡善이니 詩曰 靡不有初나 鮮克有終이 卽此意也라

사람이 시작에 독실하고 謹厚하면 참으로 아름다우나 오히려 아직 안 되고,
반드시 그 마침을 신중히 해야 지극히 훌륭한 것이 되니, ≪詩經≫ 〈大雅 蕩〉에 이르기를 “〈착한〉 처음은 있지 않는 이가 없으나 능히 〈착한〉 마침이 있는 이가 적다.”라고 한 것이 바로 이 뜻이다.

[節解] 사람으로서 도덕이 있는 이는 능히 시작에 謹厚하는 것이 진실로 착하나, 또한 마땅히 마침에 신중히 한 뒤에야 도덕이 이룩됨을 말한 것이다. 사람이 어릴 때에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은 진실로 시작에 근후한 것이다. 여색을 좋아할 줄 알게 되어서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그리워하고, 처자식이 있게 되어서는 처자식을 그리워하고, 벼슬하면 임금을 그리워하여 마침을 잘하는 이가 적다. 오직 몸을 마칠 때까지 부모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라야 大孝라고 할 수 있으므로, 사람을 면려하여 도덕을 수련하는 데에는 당연히 끝맺음도 그 처음과 같이 해야 한다.(≪釋義≫)

篤初誠美

篤初誠美

(韓) 무엇이든지 처음에 성실하고 신중히 하여야 한다.

(簡) 시작에 정성을 다함이 좋으며

무엇이든지 처음에 성실하고 신중히 하여야한다. 도타울 독(篤),처음 초(初),정성 성(誠), 아름다울 미(美)

한자 유래

독초성미(篤初誠美)란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內用)이다. 그 가운데서도 처음이 더 중요(重要)한데 그것은 처음의 마음가짐이 중요(重要)하다는 것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듯이 처음의 마음가짐을 끝까지 간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는 다들 알고 있는 사실(事實)이다. 그렇게 때문에 처음의 그 굳건한 마음가짐을 끝까지 간직하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도타울 독(篤)의 구성(構成)은 말 마(馬) 부(部)와 음(音)과 함께 늦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죽(竹)으로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다. 말의 걸음이 늦다는 뜻을 나타낸다. 음(音)을 빌어 두텁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따라서 ‘도타울 독(篤)’은 ‘대 죽(竹)’과 ‘말 마(馬)’로 나눌 수 있다. 그냥 ‘죽마(竹馬)’로 외우거나, “죽마고우(竹馬故友)의 정(情)이 도탑다”로 알면 좋다. 즉 대말을 타고 함께 놀던 친구(親舊)를 죽마고우(竹馬故友)라고 부른다. 도타울 독(篤)은 죽마(竹馬)를 함께 타고 놀던 도타운 친구(親舊)라는 의미(意味)이다. 관련(關聯)된 한자인 돈독(敦篤)은 인정(人情)이 두텁움을 일컫는 말이다.

처음 초(初)의 구성(構成)은 옷 의(衤=衣)와 칼 도(刀)로 구성(構成)되어 있다. 의(衣)는 목을 중심(中心)으로 옷깃이 좌우로 나뉜 모양(模樣)을 상형(象形)한 윗저고리 옷을 말하며 아랫도리는 치마 상(裳)을 써서 구별(區別)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衣(의)는 의상(衣裳)을 대표(代表)하고 있다. 도(刀)는 한 쪽 날만을 세운 칼이다. 오늘날 주로 주방(廚房)에서 쓰는 칼과 같이 한 쪽 면만 날을 세우고 다른 한 면은 양념 등을 다질 수 있도록 등을 만든 것을 ‘도(刀)’라고 한다. 따라서 초(初)의 의미(意味)는 의복(衤=衣)을 만들려면 칼이나 가위(刀)를 통해 먼저 재단(裁斷)을 해야 한다는 데서 ‘처음’ ‘시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정성 성(誠)의 구성(構成)은 말씀 언(言)과 이룰 성(成)으로 이루어졌다. 언(言)은 입(口)에 나팔모양의 악기(辛)를 대고서 소리를 낸다는 뜻을 담았는데, 언(言)이 들어가는 글자는 입을 통해 소리로 묘사(描寫)하는 다양(多樣)한 행동(行動)적 양식(良識)을 나타내게 된다. 성(成)의 글자형성은 '십간(十干,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과 관련(關聯)이 깊다. 십간(十干)은 곡식의 씨앗이 자라 열매를 맺고 수확(收穫)되어 창고에 갈무리되었다가 다시 파종(播種)되는 일련의 순서(順序)를 나타낸다. 즉 씨앗이 파종(播種)되면 가장 먼저 뿌리가 내리게 되는데, 갑(甲)의 자형하부가 곧 뿌리를 뜻한다. 을(乙)은 싹이 터 어느 정도 자라난 모양을, 병(丙)은 자라나 저마다 꼴의 형태(形態)를 갖춘 것을, 정(丁)은 장성(長成)하게 자라난 모양을, 무(戊)는 지나치게 웃자라지 못하도록 전지가위를 이용(利用)해 잘라주어야 할 정도로 성장(成長)한 모양(模樣)을 뜻한다. 그래서 장성하게 자라(丁) 전지(戊)해 줄 정도(程度)가 되면 식물(植物)의 성장(成長)이 다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성(誠)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말(言)한 것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질(成)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한다는 데서 ‘정성(精誠)’ ‘순수한 마음’이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아름다울 미(美)의 구성(構成)은 양 양(羊)과 큰 대(大)로 짜여 있다. 양(羊)은 상형글자로 두 개의 뿔과 털에 감싸인 통통한 몸집을 그리고 있다. 큰 대(大)는 두 팔을 활짝 편 사람의 모습(模襲)을 담아 사람의 몸짓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모양(模樣), 즉 크다는 의미(意味)를 부여(附與)했다.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상서(祥瑞)로운 뜻을 지닌 양(羊)을 제물(祭物)로 바칠 때는 크고 통통(大)한 놈을 아름답게 여겨 제상(祭床)에 올렸다. 동서양(東西洋) 공히 미인도(美人圖)에 나타난 미의식(美意識)은 ‘크고 통통함’이었다.

주역

[풀이] 무슨 일을 수행하든지 그 동기(動機)가 순수하여야 싹수가 있고 용두사미(龍頭蛇尾)의 못난 꼴이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 바탕을 후중(厚重)하고 돈독(敦篤)하게 하여야 진실로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문구인 신종의령(愼終宜令)과 더불어, 매사에 있어서 시종일관(始終一貫) 즉 처음과 끝이 한결같아야 함을 강조한 문구이다. 주역 '건괘문언전(乾卦文言傳)'에도 "이를 데를 알아 이르므로 조짐(기미)을 잃지 않으며, 마칠 데를 알아 마치므로 의리를 보존한다(知至至之 可與幾也 知終終之 可與存義也)"고 하여, 시종(始終)의 조리(條理)가 중요함을 말씀하였다.

[字義] 篤은 竹(대 죽)과 馬(말 마). 어릴 때부터 대나무로 만든 죽마를 타고 논 죽마고우(竹馬故友)의 뜻을 축약한 글자로 오랜 사귐으로 인한 돈독한 우정을 이른다. 初(처음 초)는 衣(옷 의)와 刀(칼 도). 옷을 만들 때 처음 옷감을 끊어 마름질하는 것에서 '처음'을 뜻하게 되었다. 始(비로소 시)의 경우, 여인의 수태(受胎)로 인해 생명이 비롯됨을 이른다. 誠은 言(말씀 언)과 成(이룰 성). 자신이 말한 내용 그대로 이루기 위해 온 정성을 들인다는 뜻이다. 美는 羊(양 양)과 大(큰 대). 순백한 큰 양의 아름다움을 가리킨다. 美 외에도 善(착할 선)과 義(의로울 의) 등에 羊이 들어있는 것은 앞장서기 좋아하는 성질이 있는 양과 같이 아름답고 착하며 의로운 일에는 남보다 앞장서 솔선수범(率先垂範)하라는 뜻이 담겨있다.

[참조] 성경(聖經)에 "태초(太初) 하늘의 말씀이 있었다"고 하였는데, 成言 즉 말씀 그대로 이루는 본체야말로 바로 하늘이다. 중용(中庸)에서는 誠(정성·본체)을 하늘의 도에 견주고 誠之(정성을 기울임)를 사람의 도에 견주어 정의하면서, 정성을 두지 아니하면 물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불성무물(不誠無物)'을 강조하였다. 誠은 '성기성물(成己成物)' 즉 자신도 이루고 물건도 이루는 것이다.

愼終宜令

愼終宜令

(韓) 처음뿐만 아니라 끝맺음도 좋아야 한다.

(簡) 마무리는 마땅히 조심한다.

처음뿐만 아니라 끝맺음도 좋아야 한다. 삼가 할 신(愼),마지막 종(終),마 땅 의(宜) 하여금 령(令) 내가 해야 할 일을 분명하게 하는 능력을 갖고 알차게 성사를 시키면 시작과 끝을 변함없이 행한 것이 되고 정성을 다했다는 미덕으로 갸륵한 덕행이 되는 이라. 신종의령(愼終宜令)이라는 령(令)이 붙어 있어 훈계가 되니 모든 일은 처음과 마지막을 착실하게 행하라는 것이다.

한자 유래

남을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것은 만사(萬事)를 형통(亨通)하게 하여 끝을 잘 맺을 수 있다는 말이다. 군자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의 행실(行實)을 닦고 겸손(謙遜)하여 덕(德)을 베푸는 것이다. 군자(君子)는 올바른 행실(行實)로 덕(德)을 갖추고 학문(學問)을 닦아야 일의 기미(畿微)를 알아 시작할 수 있고 또한 마칠 때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삼갈 신(愼)자는 형부(形)인 마음(心→忄)과 성부(聲)인 '참 진(眞)'자가 '신'으로 전음(轉音) 된 형성자(形聲字)이다. 그러니 신(愼)자는 마음(忄)이 참되게(眞) 있는 그대로 변함 없이 '삼가다(愼)'라는 뜻이다. 즉 몸가짐 등을 조심(操心)한다는 뜻이다. 성부인 진(眞)자는 '삼갈 신(愼)'자의 본의(本意)를 담고 있다. 진(眞)자는 목부(目部) 글자로 본디 화로(火爐)에 수저 꼴의 비수(匕)를 꽂아서 달군 후에 거북껍질에 점을 쳐서 눈(目)으로 확인(確認)함으로써 가려진(乚) 것을 가르는(八) '진실(眞)'이라는 뜻이 스며있다. 진실(眞實)이란 거짓이 없이 바르고 참된 것이요 변(變)치 않는 것이다. 진(眞)자를 풀어보면 변화(化→匕)를 눈(目)으로 샅샅이 관찰(觀察)하고자 감춰진(乚) 것을 탁자(几)에 올려놓고 진짜인지 판별(判別)하는 개념(槪念)이다. 탁자(几)가 없더라도 물체(物體)의 변화(化→匕)를 눈(目)으로 관찰(觀察)하여 감춰진(乚) 것을 팔방(八)에서 찾아 진위(眞僞)를 판단(判斷)한다는 의미(意味)이다. 따라서 진(眞)자는 비수(匕)를 꽂아서 달군 후에 거북껍질에 점을 쳐서 눈(目)이 확인(確認)함으로써 가려진(乚) 것을 가르니(八) '참, 생긴 그대로 변하지 않다(眞)'라는 뜻이다. 따라서 생긴 그대로 변치 않고 참된 마음이 하는 행동(行動)을 나타내는 신(愼)자는 마음(忄)이 있는 그대로 변함 없이(眞) '삼가다(愼)'라는 뜻이다. 그런데 신(愼)자는 원래 불(火) 속에 놓인 사람(大)과 해(日)를 그려 인간(人間)에게 불을 내려준 태양신(太陽神)께 조심스러운(愼) 몸가짐으로 진실(眞實)로 대할 것이며 조심스럽게 다루라는 의미(意味)에서 '삼가다(愼)'라는 뜻이 생겼을 것이다. 그런데 불(火), 사람(大), 해(日)의 그림에는 사람의 외형(外形)인 몸가짐만 나타나 있어 후에 마음가짐까지 포함(包含)시켜 그 마음의 참됨을 나타내려는 의도(意圖)에서 본디 꼴과 다른 신(愼)자로 변한 듯 하다. 사람은 함께 사는 무리 속에서 삼가야할 말인 신언(愼言), 생각인 신사(愼思), 예절인 신절(愼節)이 있는가 하면 홀로 있는 경우(境遇)도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조심(操心)하는 신독(愼獨)까지 신중(愼重)해야 한다. 즉 변치 않는 참된 마음이 삼감의 으뜸이랄 수 있다.

끝날 종(終)의 구성(構成)은 가는 실 사(糸, 멱)와 겨울 동(冬)으로 짜여 있다. 사(糸)는 누에고치에서 막 뽑아 잣아 놓은 실타래를 본뜬 상형글자(象形字)이다. 동(冬)은 뒤져서 올 치(夂)와 얼음 빙(冫)으로 구성(構成)되었다. 고문의 상형글자(象形字)에는 두 개의 언 나뭇잎이 매달린 모양(模樣)이나 겨울이라는 의미전달(意味傳達)이 명확(明確)치 않다. 그래서 후대(後代)에 얼음을 뜻하는 빙(冫)자 위에 뒤져서 올 치(夂)를 얹어 ‘겨울’이라는 의미(意味)를 부여(附與)했다. 즉 얼음(冫)이 언 빙판길에서는 어기적거리며 천천히 뒤져 걸을(夂) 수밖에 없음을 나타냈다. 따라서 종(終)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사계절의 마지막인 겨울(冬)을 의미요소(意味要素)로 삼아 실(糸)의 ‘끝’을 뜻해 ‘마치다’ ‘마지막’ ‘죽다’ 등으로 확장(擴張)되었다.

마땅할 宜(의)의 구성(構成)은 집 면(宀)과 또 차(且)로 이루어졌다. 갑골문(甲骨文)에 그려진 면(宀)은 지붕뿐만 아니라 양 벽면을 길게 늘어뜨려 그려내고 있어 깊숙하고 은밀(隱密)한 내부모양(內部模樣)을 암시(暗示)하고 있다. 주로 사람이 주거(住居)하며 사는 집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조상신(祖上神)을 모신 재실(再室)이나 사당(祠堂)을 뜻한다. 차(且)는 접속사(接續詞)나 부사(副詞) 등으로 쓰일 때는 ‘또 차’로 읽지만 여기서는 제기(祭器)의 용도(用途)로 쓰였기 때문에 ‘조’라 해야 된다. 조(且)자가 형성(形成)된 배경(背景)에는 두 가지 주장(主張)이 있다. 첫 번째는 한 대의 문자학자 허신(許愼)이 "설문(說文)"에서 주장(主張)한 '차, 조(且)'는 제물(祭物)을 바칠 때 사용(使用)하는 것이다. 궤(几)로 구성(構成)되었으며 다리에는 두 칸으로 만든 가로대가 있고 일(一)은 그 아래의 땅이다.”한 내용(內容)이다. 즉 제수용품(祭需用品)으로 쓰인 고깃덩어리를 담아 제사(祭祀)상에 올리는 두 개 층의 나무틀인 셈이다. 그러나 ‘차(且)’가 ‘또’ ‘장차’라는 의미(意味)로 쓰이자 그 의미를 명확(明確)히 하고자 고기 육(肉)의 생략형(省略形)을 더해 ‘도마 조(俎)’를 따로 만들었다. 두 번째의 주장(主張)은 ‘남성(男性)의 성기(性器)’를 상형(象形)한 것이라는 설이다. 갑골문(甲骨文)을 살펴보면 발기(勃起)한 남성(男性)의 성기모양(性器模樣)으로 그려져 있는데, 특히 귀두부(龜頭部)가 강조(强調)되어 있다. 이는 곧 남아선호사상(男兒選好思想)을 반영(反映)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비석(碑石)과 함께 무덤 양편에 조형(造形)된 망주석(望柱石)의 모양(模樣) 역시 이와 무관(無關)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의(宜)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조상신(祖上神)을 모신 사당(宀)에 고기와 같은 제물(祭物)을 쌓아 올리는(且) 일은 의당(宜當) 후손(後孫)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데서 ‘마땅하다’ ‘옳다’ ‘화목(和睦)하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하여금 령(令)은 모일 집(亼)과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양(模樣)을 본뜬 병부 절(卩)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서 亼(집)은 높다랗게 팔자지붕으로 지어진 사당이나 공공건물(公共建物)을 의미(意味)한다. 령(令)자는 우두머리(卩)와 그 밑에 꿇어앉은(亼) 사람을 그려 우두머리가 꿇어앉은(亼) 부하로 하여금 령(令)을 받들도록 한다는 의미(意味)에서 '하여금, 명령(命令), 부리다, 시키다(令)'라는 뜻의 회의자이다. 명령(命令)에 순종(順從)하는 것은 착하고 아름답게 보여 령(令)자는 '착하다, 아름답다, 착하다'라는 뜻도 있다. 또한 령(令)자는 '명령하다(令)'라는 뜻에서 파생(派生)되어 확산(擴散)되면서 '우두머리(令)'라는 뜻도 생겼다. 그래서인지 명(命)자와 동일(同一)한 의미(意味)로 사용(使用)된다.

주역

[풀이] 안짝 독초성미(篤初誠美)에 상대되는 바깥짝 문구로, 초지일관(初志一貫)하여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거두라는 내용이다. 주역 겸괘(謙卦)에도 '군자유종(君子有終)'을 강조하였다. 한편 독초(篤初)의 初가 부모가 세상에 살았을 때라 한다면, 신종(愼終)의 終은 부모가 돌아가실 때라 할 수 있다. 상례(喪禮)와 제례(祭禮)의 마음가짐은 모름지기 '신종추원(愼終追遠)', 즉 부모 임종(臨終)시에는 삼가는 마음으로 장사지내고 부모 제사(祭祀)시에는 멀리 계신 부모의 영혼을 받들어 추모하는 것이다.

[字義] 愼은 ?(心 마음 심)과 眞(참 진). 본래는 참된 마음 즉 진실한 마음을 가리키지만, 참 마음을 잃지 않도록 평소 자신의 마음을 살펴 조심하고 삼가라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終은 系(가는 실 사)와 冬(겨울 동). 4계절의 마지막(끝)인 冬과 系를 합친 형태로 '실의 끝'을 가리키지만, 실패에 실을 감은 후 실 끝을 얼어붙은 듯이 매듭을 맺는 것에서 '마치다, 끝내다'는 뜻이 된다. 또 생명줄이 다해 동면(冬眠)에 빠지는 것에서 수명(壽命)이 다해 죽음을 나타낸다. 宜는 ?(집 면, 갓머리)과 且(또 차, 쌓을 저). 집(?)에서 많은 음식을 쌓아놓고(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 마땅하다는 뜻이다. 시조 신위(示)로부터 대대로 쌓여 내려온 많은 '할아비'를 뜻하는 祖(할아비 조)에서 알 수 있듯이 且는 조상 위패(位牌)를 상징하기도 하므로, 집(사당)에서 조상 위패를 모시는 것이 마땅하다는 뜻도 된다. 令은 (모을 집)과 ?(병부 절). 여합부절(如合符節), 즉 신표(信標)인 符節이 어김없이 합하듯이(→合) 절도(?→節) 있게 따라야 하는 상부의 명을 나타낸다. 모인 사람들을 무릎 꿇리고 위에서 지시함을 뜻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참조] 終은 마침이야말로 곧 시작이라는 '종즉유시(終則有始)'의 이치를 가르쳐 준다. 사계(四季)는 실이 이어짐과 같이 계속(繼續)하여 순환하는데, 겨울로 인해 다시 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끝맺음을 길하게 잘 하라는 뜻인 結(맺을 결)과 연계해 봄직하다.

  1. 篤初誠美 愼終宜令 : 篤은 후하다는 뜻이다. 初는 처음이다. 誠은 진실로이다. 美ㆍ令은 모두 착하다는 뜻이다. 愼은 삼간다는 뜻이다. 終은 일의 완성이다. 宜는 마땅하다는 뜻이다.(≪釋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