節義廉退 顚沛匪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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節義廉退는 顚沛匪虧[注 1]라 (節●義◑廉退◑는 顚沛◑匪◯虧◎라)

()절도ㆍ의리ㆍ청렴ㆍ겸양은 위급한 중에도 이지러뜨리지 말아야 한다.

砥節守義하고 礪廉勇退는 士大夫之所以操心飭躬者也라
雖患難顚沛之際라도 不可使節義廉退之操로 有一分虧缺也라

절개에 힘쓰고 의리를 지키며 청렴에 애쓰고 물러나기를 용감히 함은 士大夫가 마음을 유지하고 몸을 삼가는 것이다.
비록 환난과 위급할 때라도 조금이라도 節義廉退의 지조를 이지러뜨림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

[節旨] 이는 義ㆍ禮ㆍ智ㆍ信의 덕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義廉退

節義廉退

(韓) 청렴(淸廉)과 절개(節槪)와 의리(義理)와 사양함과 물러감은 늘 지켜야 한다.

(簡) 바르고, 청렴한 절개를 지켜 물러서지 않는 것은

청렴과 절개와 의리와 사양함과 물러감은 늘 지켜야 한다. 마디 절(節),옳을 의(義),청렴 렴(廉),물러갈 퇴(退)

한자 유래

절의렴퇴(節義廉退)는 전패(顚沛)에도 휴(虧)치 말라. 즉 절조(節操)와 의리(義理)와 청렴(淸廉)과 겸양(兼讓)은 넘어지고 뒤집히는 순간이라도 이지러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절(節)은 절조(節操)이니 마음에 지키는 바가 있어 변(變)하지 않는 것으로 신(信)의 덕이다. 의(義)는 처사(處事)하는데 적의(適宜)함을 얻는 것, 겸(廉)은 결백(潔白)하여서 탐(貪)하지 않는 것, 퇴(退)는 겸양(兼讓)하여 조진(躁進)하지 않는 것으로 예(禮)의 덕이다. '논어(論語)' 이인(里仁)편에서 “군자(君子)는 식사(食事)하는 시간일지라도 인(仁)을 어기지 말고, 다급한 순간에도 반드시 인(仁)을 지키고, 넘어지고 뒤집히는 순간에도 반드시 인(仁)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마디 절(節)은 대 죽(竹)과 곧 즉(卽)으로 구성(構成)되었다. 즉(卽)은 고소할 급(皀)과 병부 절(卩)로 짜여있는데, 그 의미(意味)는 그릇에 담긴 고소한 밥 냄새(皀)가 나면 사람은 곧 바로 무릎을 꿇고(卩) 달려들기 마련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대나무(竹)를 빌어 식물(植物)의 마디를, 즉(卽)을 빌어서는 동물의 관절(關節)이라는 뜻을 담았다.

옳을 의(義)는 양 양(羊)과 나 아(我)로 구성(構成)되었다. 양(羊)은 예부터 상서(祥瑞)로운 동물로 여겼는데, 두 뿔과 몸통 및 네 발 그리고 꼬리모양(尾模樣)을 본뜬 상형글자(象形字)다. 아(我)는 갑골문(甲骨文)에 나타난 자형은 세 개의 칼날을 지닌 삼지창의 모양(模樣)이었지만 금문(金文)과 전서(篆書)를 거치면서 손의 모양(模樣)을 상형(象形)한 손 수(手)와 창이나 칼과 같은 무기류(武器類)를 뜻하는 창 과(戈)로 이루어져 있다. 즉 손(手)으로 창(戈)을 들고서 방어(>防禦)하는 주체자인 ‘나’를 뜻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손수(我) 상서(祥瑞)로운 동물인 양(羊)을 잡아 조상신이나 천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일은 의당(宜當,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에 그 행위(行爲)를 ‘바르고’ ‘옳은’ 것으로 여겼다.

청렴할 렴(廉)은 집 엄()과 겸()이 합쳐진 글자다. 이 글자는 두 개의 벼로 상징(象徵)되는 것은 볏단을 집안의 구석에 놓아둔 모양(模樣)을 나타낸다. '적은 벼'로부터 검소하다(儉素), 청렴하다(淸廉)는 의미(意味가) 나오며, '값이 헐하다, 싸다'라는 의미(意味)도 나온다. '청렴(淸廉)'은 '맑고 검소(儉素)하다'라는 뜻이며, 염가판매(廉價販賣)'는 '싼 가격(價格)으로 판다'라는 말이다. '집안의 구석'이란 모퉁이를 말한다. 고대 중국의 집은 사각형(四角形)이었다. 그러므로 모퉁이는 곧 사각형(四角形)의 모서리를 나타낸다. 이에 따라 '염(廉)'에는 또한 '구석, 모퉁이, 모가 나다'라는 뜻이 생기게 되었다. 사각형(四角形)의 모는 변과 변이 명확(明確)하게 구분(區分)되는 점이다. 이로부터 '염(廉)' '행동(行動)의 분명(分明)함, 즉 해야 할 것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분명(分明)한 행동(行動)'을 나타내게 되었다. 염치(廉恥)'가 '행동이 분명하여, 나쁜 행동을 했을 때 이를 부끄러워하는 것'을 의미(意味)하는 것은 이러한 의미(意味) 때문이다.

물러날 퇴(退)는 쉬엄쉬엄 갈 착(辶)과 그칠 간(艮)으로 구성(構成)되어 있다. 여기서 간(艮)은 사람이 눈을 뒤로 돌려보는 모습(模襲)을 담은 글자로, 즉 앞에 산이나 언덕(阝=阜)이 나타나면 오던 길을 되돌아본다(艮)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한계(限界)나 한정(限定)의 뜻을 내포(內包)하고 있다. 따라서 언덕과 같은 장애물(障碍物)이 놓여 있으면 되돌아(艮)서 가야한다(辶)는 의미(意味)를 담았다.

주역

[풀이] 앞문구인 仁慈隱惻의 대구(對句)로 仁慈隱惻은 씨뿌려 기르는 봄의 덕에, 節義廉退는 거두어 갈무리하는 가을의 덕에 비견(比肩)된다. 중용(中庸)에 "仁은 人과 통하니 친한 이를 친애하는 것이 크고, 義는 宜와 통하니 어진 이를 높이는 것이 크다"고 하면서, 친친존현(親親尊賢)의 원근고하(遠近高下)로부터 예(禮)가 생겨남을 말하였다.

[字義] 節은 竹(대 죽)과 卽(곧 즉, 나아갈 즉). 대가 죽죽(竹竹) 뻗어 나아감을 뜻하는데, 대나무의 생장이 마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마디(매듭)를 가리킨다. 종(終)과 시(始), 즉 멈췄다가 다시 뻗어가는 대나무의 생장이 마디로 말미암기에 '매듭짓다(그치다)'는 뜻도 된다. 義는 羊(양 양)과 我(나 아). 양은 때묻지 않은 순백함을 상징하므로 善(착할 선)과 美(아름다울 미)에 다 羊이 들어있다. 또한 양이나 염소는 무리지어 앞으로 돌진하는 속성이 있으므로, 착하고 아름다운 일에 있어선 남에게 떼밀거나 뒤로 미루지 말고 나(我) 자신부터 솔선(率先)하여 앞장섬이 '마땅하다(옳다)'는 뜻이다. 廉은 눤(집 엄)과 兼(아우를 겸). 兼은 본래 두 볏대(禾=禾)를 한 손으로 아울러 쥠을 뜻하는데, 여기선 벽과 기둥을 아우른 곳인 '구석'을 가리킨다. 구석진 데는 비좁고 음습하므로 염가(廉價) 저렴(低廉) 등의 단어에서 보듯이 '값싸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簾(발 렴)은 집구석을 가리고자 치는 발을 뜻한다. 退는 뉂(뉁·쉬엄쉬엄 갈 착. 책받침)과 艮(그칠 간). 나무의 밑에 그쳐있는 것이 根(뿌리 근)이므로, 退는 본 뿌리(艮)로 되돌아와(뉂) 물러남을 이른다. 退의 본래 자형도 復(돌아올 복)에서 오른편 위의 人을 뺀 모양이다.

[참조] 艮은 팔괘(八卦) 중 밝은 양(日)이 두 음들(氏) 위에 자리한 의 형태를 취한 글자로 늘 제자리에 그쳐있는 산을 나타낸다. 본래의 자형은 目(눈 목)과 匕(비수 비, 숟가락 시) 즉 사람이 몸을 돌이켜(匕는 人을 반대로 세운 모양) 되돌아봄(目)을 이르는데, 돌리는 데 일정한계가 있는 것에서 '그치다'는 뜻이 된다. 이를 目(눈 목)과 氏(각시 씨) 즉 '씨눈'으로도 볼 수 있다.

顚沛匪虧

顚沛匪虧

(韓) 엎드려지고 자빠져도 이지러지지 않으니 용기를 잃지 말라.

(簡) 넘어져도 이그러짐이 아님이다.

엎드려지고 자빠져도 이지러지지 않으니 용기를 잃지 말라. 기울어질 전,(顚),자빠질 패(沛),아닐 비(匪),이즈러질 휴(虧),조야(操也)절개 절(節), 검제(檢制)에서 절제할 절(節), 시신 부(示信符)에는 인 절(節), 시후(時侯)에는 때 절(節), 락(樂)에서는 풍류 가락 절(節), 괘명 부(卦名符)에서는 괴 이름 절(節)과 같은 여러 종류의 뜻으로 의미를 갖는다. 옳을 의(義)는 의리 의(義)와, 뜻 의(義)로 읽는다. 성품과 행실이 청백하고 재물을 탐내는 마음이 없는 사람을 청렴한 이라고 한다. 불빈(不貧)에서 청렴할 렴(廉), 저가(低價)할 때에는 쌀 렴(廉), 헐할 렴(廉), 청야(淸也)에는 맑을 렴(廉), 결야(潔也)에는 조촐할 렴(廉)이다. 물러갈 퇴(退)는 양보를 하거나 맞서 봐야 승산이 없을 때 일시 물러선다. 풍류와 가락을 절제하고 성품과 행실은 청백해야하며 재물을 탐내 하지말고 올바른 뜻으로 살아가며 공익을 위해서는 양보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경사(傾斜)에서는 기울어질 전(顚), 도(倒) 에서는 뒤집어질 전(顚)로 뜻한다. 주행 묘(舟行묘)에서는 배가는 모양 패(沛), 연우성(然雨盛)에는 비쏟아질 패(沛)로 쓰인다. 비(匪) 는 아닐 비(匪)로 하고. 이즈러질 휴(虧) 청렴(淸廉)과 절개(節槪)가 뒤집어지지 아니하면 자빠져도 이즈러지지 않는다. 고로 전패비휴(顚沛匪虧)가 성립되는 것은 앞에 있는 글句인 절의렴퇴(節義廉退)의 뜻을 바로 익힌 자 에게 해당이 되는 것이다.

한자 유래

전패비휴(顚沛匪虧)란 엎어지고 자빠져도 이지러짐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전패(顚沛)는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엎어지고 자빠진다'는 뜻이 있다. 즉 자주 엎어지고 자빠지는 것은 안 좋은 상황(狀況)이므로 난관(難關)에 처한 '위급존망(危急存亡)의 경우'를 말한다. 비휴(匪虧)는 '이지러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전패비휴(顚沛匪虧)는 엎어지고 자빠지는 어려운 난관(難關)이나 위급존망(危急存亡)의 순간에도 결코 그 뜻을 훼손(毁損)시킴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무엇을 그리해야 하느냐는 바로 앞의 절의염퇴(節義廉退)를 두고 한 말이다.

이마 전(顚)은 머리 혈(頁) 변(邊)에 참 진(眞)을 한 문자로 이마(頂), 엎어지다(倒), 한갓지다, 기울어지다(傾斜), 거꾸로 서다(顚倒) 등의 뜻이 있으며, 진(眞)은 눈 목(目) 부수에 있다. 이마는 머리에 있으니까 이마 전(顚)자에는 머리 혈(頁)자가 들어간다. 이후 '이마, 이마가 땅에 닿다, 넘어지다, 엎드러지다, 뒤집히다' 등의 뜻이 생(生)겼다. 참 진(眞)자는 원래 숟가락(匕)과 솥(鼎=貝)이 합쳐진 모습(模襲)이었는데, 이후 모습(模襲)이 변해지금의 글자가 되었다. 숟가락(匕)으로 솥(鼎=貝)의 음식을 떠먹는 모습에서 '참, 진실, 사실' 등의 뜻이 생긴 이유(理由)에 대해서는 명확(明確)하지 않다. 진선미(眞善美)는 '참됨(眞)과 착함(善)과 아름다움(美)'이다. 카메라로 찍는 사진(寫眞)은 '사실대로(眞) 베끼다(寫)'는 뜻이다. 주객전도(主客顚倒)는 '주인(主)과 손님(客)이 뒤집히고(顚) 뒤집히다(倒)'는 뜻으로, 앞뒤의 차례가 서로 뒤바뀜을 뜻한다. 칠전팔기 (七顚八起)는 '일곱(七) 번 넘어지고(顚) 여덟(八) 번 일어난다(起)'는 뜻으로, 여러 번 실패(失敗)하여도 굴하지 아니하고 꾸준히 노력(努力)함을 이르는 말이다.

늪 패(沛)자는 형부인 물(水=氵)과 성부인 '무성할 불(巿)'자가 '패'로 전음 된 형성자이다. 그러니 패(沛)자는 물(氵)이 무성한(巿) '늪·습지(沛)'라는 뜻이다. 성부인 불(巿)자는 '늪 패(沛)'자의 본의를 담고 있다. 불(巿)자는 불부(巾部) 글자로 본디 싹(屮)이 무성하게 들고일어나는(乙) 꼴을 나타내었다. 그러니 불(巿)자는 수건(巾)이 펼쳐진 표면처럼 싹(屮)이 무성하게 난 꼴로 '무성하다(巿)'라는 뜻으로 풀어진다. 그런데 불(巿)자는 사람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바지 위에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옷으로 수건(巾)이 무성한 싹(屮)처럼 된 표면으로 된 소재(素材)를 가지고 만들어 입었던 '슬갑(膝甲)'이라는 뜻으로 확장(擴張)되었다. 슬갑(膝甲)의 본디 용도(用途)는 무릎을 덮어 추위를 막는 것이었다. 후에 '슬갑(甲)'은 지금의 시장이나 상가 여인들이 '앞치마(巿)'처럼 사용하면서 돈을 넣기도 하는 등 무성한 일들에 쓰여오고 있다. 따라서 슬갑이나 앞치마처럼 거세게 밀어닥친 물이 무성(茂盛)하게 있는 장소(場所)를 나타내는 패(沛)자는 물(氵)이 무성한(巿) '늪·습지(沛)'라는 뜻이다. 물(氵)이 무성한(巿) 늪(沛)처럼 성대한 패택(沛澤)은 가뭄을 들지 않게 해주는 비의 은택(恩澤)을 받아 길이 빛날 것이니 우택(雨澤)이라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패택(沛澤)의 장소가 없다면 어찌 숲이 우거지고 짐승들이 무성하게 숨어 살 수 있는 서식처가 생기겠는가. 이와 같은 패택(沛澤)의 은혜는 감옥에 갇힌 죄인을 대사(大赦)하는 것에 비유되니 물(氵)이 무성한(巿) 늪(沛)은 참으로 무성한 은혜인 것이다. 물(氵)이 억수처럼 무성하게(巿) 쏟아져서 늪(沛)을 이루는 그러한 패연(沛然)의 세찬 기세는 가뭄으로 메마른 땅에서 말라죽을 수 없어 머나먼 이동을 했던 짐승들을 다시 불러들인다. 거센 비는 메마른 대지를 적셔서 싹이 나고 무성한 초목을 만들어주며, 넘치는 물살을 타고 물고기가 흘러들며, 초목이나 늪에 사는 벌레며 물고기 먹이를 찾아 새가 날아들고 짐승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가.

도둑 비(匪)자는 '도둑(盜賊)이 물건(物件)을 훔치면 감추다(匸)'는 뜻이 담겨 있다. 비적(匪賊)은 '도둑(匪)과 도둑(賊)'이란 뜻으로, 무장을 하고 떼를 지어 다니면서 사람들을 해치는 도둑을 말한다. 비행(非行), 비상(非常), 비리(非理) 등에 들어가는 아닐 비(非)자는 좌우 양쪽으로 펼친 새의 날개를 본떠 만든 글자이다. 좌우 양 날개가 서로 반대 방향(方向)을 향해 있다고 해서 '아니다'라는 뜻이 생겼다. 아닐 비(非)자는 부수이기는 하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된다. '시비를 가리다'고 할 때의 시비(是非)는 '옳음(是)과 그름(非)'이란 뜻이고, '사소한 시비 끝에 사람을 죽였다'고 할 때의 비(是非)는 '옳고(是) 그름(非)을 따지는 말다툼'이다. 따라서 비(匪)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자기 것이 아닌 것을 훔친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상자속에 '아닌 마음'을 가지고 있으므로 도둑(盜賊)인 것이다.

이지러질 휴(虧)의 구성(構成)은 뜻을 나타내는 새 이름 호(雐)와 음(音)을 나타내는 땅 이름 울(亐)이 합(合)하여 이루어진 형성문자(形聲字)이다. 휴(虧)는 이지러지다(缺), 적다(小), 기운이 덜리다(氣損) 등의 뜻이 있으므로 이는 '닳아지는 것은 보이지 않으나 날로 이지러진다'고 하는 말이다. 따라서 휴(虧)는 범 호(虎)와 새 추(隹)와 땅 이름 울(亐)로 이루어졌다. 기본의미는 범(虎)이 우는 소리에 새(隹) 소리가 사라지다(亐), 멎다로 의미(意味)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전체적(全體的)인 의미는 '작용이 멎어 용도(用途)가 이지러지다', '효용(效用)이 떨어지다', '작용(作用)이 멎어 계획(計劃)이 무너지다', '일을 멎게 하여 약속(約束)을 어기다', '약속을 어기는 일은 상대방(相對防)을 저버리는 것이다', '약속을 저버리면 손해(損害)를 보는 것'이다 등의 의미(意味)로 쓰인다.

주역

[풀이] 절조와 의리를 지키면서 청렴결백하고 은인자중하는 사람은 도리(道理)에 어긋남이 없고 명리(名利)에 초연하다. 곤궁할 때 대처하는 바를 살피면 그 덕의 유무(有無)가 분명히 판별된다. 전패비휴는 비록 엎어지고 자빠지는 위급한 순간에 처할지라도 이를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못()에 물()이 새어 곤궁함을 나타낸 택수곤(澤水困)의 형상을 본받아 군자는 '치명수지(致命遂志)', 즉 목숨을 바쳐서라도 자신의 소명을 끝내 완수한다고 공자는 말씀하였다.

[字義] 顚은 眞(참 진)과 頁(머리 혈). 본래는 나무 꼭대기(頁)에 매달린 참된 열매(眞)를 뜻하며, 이마 또는 정수리 부위를 가리키기도 한다. 또 큰 열매종자가 마침내 땅에 떨어져 수많은 생명을 낳는 것에서 이마가 땅에 달라붙듯이 '엎어지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眞은 천부의 성품을 온전히 다 이룬 참된 사람, 즉 사람(八)의 내면에 감춰진() 본성의 눈(目)을 완전히 눈떠 참된 깨달음(匕→化의 옛자)을 이룬 상태를 뜻한다. 沛는 눱(水·물 수)와 市(저자 시). 본래는 붐비는 저자처럼 큰물이 모인 '늪'을 가리키는데, 소나기가 억수같이 '쏟아지다' 또는 큰 물살에 휩쓸려 '자빠지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匪(도둑 비)는 눒(감출 혜, 덮을 혜)와 非(아닐 비, 그릇될 비). 속마음에 나쁜 뜻을 감춘 도둑을 일컫는데, 사리에 어긋남을 뜻하는 非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非와 상반된 뜻인 是(옳을 시)는 日正, 즉 해의 광명정대(光明正大)함에서 비롯된 글자이다.

虧는 (새이름 호)와 亐(땅이름 울→·于의 변형). 범처럼 우는 새()의 이지러진 부리(亐)를 본뜬 것 또는 범이 우는 소리에 지저귀던 새들의 소리가 잦아드는 데서 줄어듦을 뜻한다는 두 견해가 있다.

[참조] (어조사 우·于의 본자)의 (입김 나갈 고, 숨 막힐 고)는 장애로 인해 숨이 막혀 탄식함을, 一은 내쉬는 숨이 고름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답답한 숨길이 트여 밖으로 퍼져나감을 뜻한다.

  1. 節義廉退 顛沛匪虧 : 지키는 바가 있어 변하지 않음을 節이라고 하니 信의 덕이다. 義는 心의 制裁이며 일의 마땅함이다. 廉은 분별함이 있음이니, 智의 덕이다. 退는 겸양하다는 뜻이니, 禮의 덕이다. 顚沛는 전복되고 흩어질 때이다. 匪는 아니라는 뜻이고, 또 금지사이기도 하다. 虧는 결함이다. 이것은 義ㆍ禮ㆍ智ㆍ信의 덕은 모두 사람에게 없을 수 없는 것이고 비록 위급하게 떠날 때를 당하더라도 이지러뜨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論語≫ 〈里仁〉에 말하기를 “다급해도 반드시 仁으로 하며, 위급해도 반드시 仁으로 한다.” 하였다.(≪釋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