堅持雅操 好爵自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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堅持雅操하면 好爵自縻[注 1]니라 (堅持雅◯操◑하면 好◯爵●自◑縻◎니라)

()〈五常의〉 바른 지조를 굳게 지키면, 좋은 벼슬이 저절로 얽혀든다.(이른다)

固守正節하여 惟當盡在我之道而已니라
在我之道旣盡이면 則祿在其中이라 易曰 我有好爵하여 吾與爾縻之라하니 卽所謂修其天爵而人爵自至也[注 2]

바른 절개를 굳게 지켜 오직 나에게 있는 도리를 다할 뿐이다.
나에게 있는 도리를 이미 다하면 爵祿은 그 가운데에 있다. ≪周易≫ 〈中孚卦 九二〉에 이르기를 “내가 좋은 벼슬을 두어 내 그대와 함께 이에 매인다.” 하였으니, 바로 이른바 “天爵을 닦으면 人爵이 저절로 이른다.”는 것이다.

[節旨] 이는 또 윗글을 이어서 말을 맺었다.(≪釋義≫)

堅持雅操

堅持雅操

(韓) 맑은 절조를 굳게 가지고 있으면 나의 도리를 극진히 함이라.

(簡) 굳건한 의지를 지킨다.

맑은 절조(節操)를 굳게 가지고 있으면 나의 도리를 극진히 함이라. 굳을 견(堅),가질 지(持),바를 아(雅),잡을 조(操)

한자 유래

견지아조(堅持雅操)는 곧고 바른 지조(操)와 절개(節)를 견고하게 지킨다는 말이다. 견지(堅持)는 '굳게 지닌다'는 뜻이다. 무엇을 굳게 지니느냐 하면 아조(雅操)를 굳게 지닌다는 말이다. 아조(雅操)는 '바른 지조', '곧은 지조와 절개'를 말한다. 아(雅)는 '우아하다'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바르다'는 뜻으로 쓰인다.

굳을 견(堅)자에 들어가는 굳을 간(臤)자는 노예나 신하(臣)의 손(又)의 모습으로, '노예나 신하가 굳건하다'는 뜻을 표현(表現)하였다. 나중에 뜻을 분명(分明)히 하기 위해 흙 토(土)자를 추가(追加)하여 굳을 견(堅)자가 되었다. 굳을 간(臤) 혹은 어질 현(臤)자는 신하 신(臣)자와 손의 상형인 또 우(又)자가 합쳐진 글자로, '노예나 신하(臣)의 손(又)이 굳건하다'는 뜻을 표현하였다. 또, '노예나 신하는 어질어야 한다'고 해서, 굳을 간(臤)자는 어질 현(臤)자도 되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조개 패(貝)자를 추가하여 어질 현(賢)자가 되었다. '돈(貝)이 많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니 어질다'는 뜻이다. 굳을 견(堅)자는 굳을 간(臤)자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흙 토(土)자를 추가하여 만든 글자다. 견고(堅固)는 '굳고(堅) 굳다(固)'는 뜻이다. 견과류(堅果類)는 '밤이나 호두처럼 굳은(堅) 껍질을 가진 과일(果) 무리(類)'다. 견인주의(堅忍主義)는 ‘욕망 등을 굳게(堅) 참고(忍) 견디는 도덕(道)적, 또는 종교(敎)적 주의(主義)’이다.

가질 지(持)자는 형부인 손(手→扌)과 성부(聲部)인 '절 사(寺)'자가 '지(持)'로 전음(轉音) 된 형성자(形成字)이다. 지(持)자는 손(扌)이 절(寺)처럼 갈고 닦아 유지할(持) 수 있게 '쥐다, 가지다(持)'라는 뜻이다. 성부(聲部)인 사(寺)자는 '가질 지(持)'자의 본의(本意)를 담고 있다. 사(寺)자는 형부(形部)인 손마디(寸)와 성부(聲部)인 '발 지(止)'자가 '사'로 전음(轉音) 된 형성자(形成字)이다. 그런데 사(寺)자는 본디 발(止 또는 之)과 손(又 또는 寸)을 그려 손마디(寸)는 형부(形部)가 되고 '갈 지(之)'자는 꼴이 비슷하며 발이 가는 곳인 '흙 토(土)'자로 바뀌어 성부(聲部) 기능을 한다. 하지만 사(寺)자는 이런 손과 발이란 의미(意味)만으로 '절'이라는 의미(意味)를 추론(推論)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寺)자의 쓰임에 대한 유래(由來)를 살펴보자. 사(寺)자는 손마디(寸)와 발(止/之)의 그림만으로 볼 때 손목과 발을 이용(利用)하여 자신의 신체(身體)를 단련(鍛鍊)하던 도장(道場)과 밀접(密接)한 관계(關係)가 있다. 그래서 사(寺)자에 도장(道場)에서 발이 닿는 곳인 '흙 토(土)'자로 대신(代身)한 것이다. 또한 손마디(寸)는 길이 단위(單位)인 '치(寸)'의 뜻으로 정도(程度)를 가늠하는 일종의 '규칙(規則)'이라는 뜻으로 확장(擴張)된다. 따라서 사(寺)자는 규칙(寸)이 있는 흙(土)의 장소인 '절, 관청, 내시(寺)'라는 뜻으로도 풀이될 성싶다.그런데 사(寺)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이 천상(天上)을 동경(憧憬)하며 불도(佛道)를 닦는 절과 그 기지(基地)의 일대인 도량(道場)이라는 뜻으로 변했고, 속된 인간 세상을 닦는 관청(官廳) 이나 관청에서 우두머리의 손과 발이 되어 시중을 드는 벼슬아치들인 내시(內侍)의 개념(槪念)으로까지 확장(擴張)되었다. 따라서 사(寺)자는 '절, 관청, 내시'의 뜻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절에서 하는 손동작을 나타내는 지(持)자는 손(扌)이 절(寺)을 도량으로 꾸려가기 위해 '가지다, 보전(保全)하다, 보존(保存)하다, 지키다, 유지하다(持)'라는 뜻이다.

맑을 雅(아)의 구성(構成)은 어금니 아(牙)와 새 추(隹)로 짜여 있다. 아(牙)에 대해 허신(許愼)은 "설문(說文)"에서 “아(牙)는 어금니를 뜻하며, 위아래가 서로 어긋나 있는 모양(模樣)을 본떴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빨의 형태(形態)를 자세히 살펴보면 치(齒)는 치근(齒根)이 하나인 앞니와 송곳니를 나타내며, 또한 아(牙)자에서 보듯 자형상부(形象部)는 맷돌과 같은 역할(役割)을 하는 어금니 상부를 그려냈고 자형하부는 치근(齒根)이 둘인 모습(模襲)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이빨 전체를 말할 때는 치아(齒牙)라고 해야 옳은 표현(表現)이 된다. 또 추(隹)에 대해서도 허신(許愼)은 "설문(說文)"에서 “추(隹)는 꽁지가 짧은 새들을 아우른 명칭(名稱)이며, 상형글자(象形字)이다.”고 하였다. 꼬리가 긴 새는 조(鳥)라 하며 비교적 짧은 꽁지를 가진 참새나 도요새 등을 지칭(指稱)하는 글자를 나타낼 때는 추(隹)에 다른 부수를 더해 참새 작(雀)이나 도요새 금(雂)처럼 활용(活用)된다. 따라서 아(雅)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큰 부리를 갖은 새(隹)의 일종인 까마귀가 어금니(牙)나 부리를 부딪혀 내는 소리가 곱고 맑다는 데서 ‘맑다’ ‘아름답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지조 조(操)의 구성(構成)은 다섯 손가락의 모양을 그대로 본떠 만든 상형글자 手(수)의 약자인 수(扌)와 울 소(喿)로 이루어졌다. 소(喿)는 물건 품(品)과 나무의 가지와 뿌리를 상형한 나무 목(木)으로 구성되었는데, 품(品)에 대해 허신(許愼)은 "설문(說文)"에서 “품(品)은 무리와 여러 사람을 뜻하며 세 개의 구(口)로 구성되었다.”고 하였다. 여기서 ‘입 구(口)’는 사람을 의미(意味)한다. 한자에서 보통 동일한 자형을 셋으로 겹쳐 표기(標記)하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여러 사람의 입(口)으로 특정 사물(事物)에 대해 평을 한다는 것으로 그러한 물건(物件)은 곧 등급(等級)이 매겨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품(品)자는 물건의 종류(種類)나 등급 등을 나타내는 뜻으로 확장(擴張)되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사람의 입이 아니라 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새의 입을 의미(意味)한다. 즉 소(喿)는 나무(木) 가지에 떼지어 앉아 쉴새없이 지저귀(品)는 새들이란 데서 ‘울다’ ‘떠들썩하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따라서 조(操)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나무에 앉아 시끄럽게 울어대는 새들(喿)을 손(扌)을 휘저어 쫓아버리고 고요히 마음을 다잡는다는 데서 ‘잡다’ ‘조종하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주역

[풀이] 중용(中庸)에 "군자는 편안하게 거처하며 명을 기다리지만(居易以俟命) 소인은 험한 짓을 일삼으며 요행을 구한다(行險以行)"고 하였다. 군자는 그 지조가 확고부동(確固不動)하여 항구한 덕이 있는 반면, 소인은 그 마음이 표리부동(表裏不同)하여 수시로 변덕을 부린다. 올바른 지조(志操)를 굳건히 간직하면 착한 덕을 베풀고 의로운 행실을 하게 되어 자연 좋은 벼슬도 자신에게 찾아와 얽히게 되므로, 다음 문구에 호작자미(好爵自)가 뒤잇고 있다.

[字義] 堅(굳을 견)은 (어질 현, 굳을 간)과 土(흙 토). 땅(土)이 단단하여() 굳셈(굳음)을 나타낸다. 은 임금의 오른손(又) 노릇을 해주는 신하(臣)의 어짊과 굳셈을 뜻한다. 관련글자인 賢(어질 현) 또한 본래는 굳세게 노력하여 재산을 늘리는 믿음직한 사람을 가리킨다. 持는 눭(手· 손 수)와 寺(관청 시, 절 사). 관청의 일을 장악(掌握)함을 이르는데, 관청에서 만든 문서를 손에 넣어 '간직하다'는 뜻으로 변하였다. 雅는 牙(어금니 아)와 (새 추).

새의 지저귀는 맑은 노랫소리에서 '맑다'는 뜻이 나왔다. 일설에는 어금니가 부딪치는 맑은 소리를 내는 '갈까마귀'를 이르는데, 그 맑은 울음소리에서 '맑다'는 뜻이 나왔다고 한다. 操는 눭(手·손 수)와 (울 소, 떠들썩할 소). 마음을 잡는다는 '지조(志操)'의 뜻으로 많이 쓰이는데, 떠들썩한 무리를 장악하여 휘어잡는 것에서 '잡다'는 뜻이다. 일설에는 나무 위의 많은 열매를 따기 위해 손으로 움켜쥠을 나타낸다고도 한다. 는 본래 나무 위에 모여든 새떼들의 지저귐을 가리킨다. 관련글자로 躁(성급할 조) 燥(마를 조) 등이 있다.

[참조] 寺는 본래 之(갈 지)와 寸(마디 촌). 위계(位階)와 절도(節度)를 지키고 상부의 명에 따라 움직이는 관청을 가리켰다. 뒤에 불교가 유입되면서부터는 대개 수행하는 사찰을 이르게 되었다. 時(때 시), 侍(모실 시), 恃(믿을 시), 詩(시 시), 特(희생 특) 등에도 이러한 관청과 관련된 의미가 담겨있다.

好爵自縻

好爵自縻

(韓) 스스로 벼슬을 얻게 되니 찬작을 극진하면 인작이 스스로 이르게 된다.

(簡) 벼슬을 좋아하는 것은 스스로, 엃임을 말한다.

스스로 벼슬을 얻게 되었으니 天作을 극진하면 人爵이 되었다는 사실이 되다. 좋을 호(好), 벼슬 작(爵), 스스로 자(自), 얽을 미(縻), 맬 미(縻). 어조사(語助辭)에 맑은 절조(節操)라 했으니 이것은 절개(節槪)와 지조(志操)를 굳게 지키는 것, 하여 굳을 견(堅)은 굳고 바른 절조(節操)를 지킨다 . 가질지(持)에서는 절개와 지조를 지킨다. 잡을 조(操)는 소수지행절(所守志行節)에 지조 조(操)로 풀이했다. 예(例)들면: 신하가 나라를 위하여 굳고 바른 지조를 갖고 충절(忠節)을 다했다. 여인이 극진히 사랑한 남편을 따르기 위해 굳고 바른 절개를 간직하고 평생을 살아가다. 호작자미(好爵自미)에 관한 뜻풀이는 쉽지 아니하다. 어조사(語助辭)를 쉽게 이해하기도 어렵다. 좋아하기 때문에(好) 스스로가(自) 벼슬(爵)에 매이다.(맬 미字). 누가 시켜서가 아니고 자율적으로 좋아한 벼슬에 매이게 되다. 여기에서 매이게 된다는 관직(官職) 에 임하게 되었다 로 보면 자율이란 천성(天性)로 천작(天作)이요 극진이란 매우 다 하다 로 벼슬을 자율적으로 좋아 했으니 얻게 된 벼슬은 인작(人作)이다. 좋아했기에 스스로 벼슬에 매이게 되었으니 최선을 다하면 나에게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서 또 한 가지를 발견한 것은 천자문에서 글귀의 어조사(語助辭)는 한문의 토, 아무런 실질적인 뜻이 없이 문장을 이루는 데에 보조 역할만 하는 글자. 글 뜻풀이를 위한 도움의 말씀 뿐만은 아니고 글을 익히고 행하는 자(者)를 훈계(訓戒:admonish)까지 적절하게 하고 있다는 것.

한자 유래

호작자미(好爵自縻)는 좋은 벼슬이 저절로 엮여 온다는 말이다. 호작(好爵)은 '좋은 벼슬, 좋은 관직, 높은 벼슬'이란 뜻이다. 자미(子縻)는 스스로 자(自)와 엮을 미(縻)이니 '절로 엮여 온다'는 말이다. 여기서 작(爵)이란 작호(爵號)를 지칭한다. 즉 "공작(公爵), 후작(侯爵), 백작(伯爵), 자작(子爵), 남작(男爵)의 오등작(五等爵)을 가리킨다. 어쩌면 서양의 작호(爵號)를 연상(聯想)할지 모르지만, 일찍 주(周)나라 때의 작호(爵號)다.

좋을 好(호)의 구성(構成)은 여자 여(女)와 아들 자(子)로 이루어졌다. 女(여)는 무릎을 꿇고서 두 손을 모아 신에게 기도(祈禱)하는 사람을 그려낸 상형글자(象形字)이다. 모계사회(母系社會) 때 만들어진 글자로 당시에는 남자보다는 여자가 중심이 되어 제사(祭祀)를 주도(主導)하게 되었는데, 이후 부계사회(父系社會)로 넘어오면서 여자를 지칭(指稱)하는 대명사로 남게 되었다. 자(子)는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본뜬 상형글자로 머리와 두 팔 그리고 하나의 다리로 묘사(描寫)하고 있다. 다리를 하나로 그린 것은 아직 서서 걷지 못하는 ‘갓난아이’임을 나타내려 한 것이다. 본뜻은 그러하였지만, 보통 장성(長成)하지 않은 아이들을 총칭(總稱)하게 되었다. 따라서 호(好)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어머니(女)가 순진무구(純眞無垢)한 아이(子)를 따스한 품에 안고 있는 정겨운 모습(模襲)을 그려낸 것으로, 그 모습은 누가 보아도 좋고 아름답기 때문에 ‘좋다’ ‘아름답다’ 등의 뜻을 부여(府與)하였다.

잔 爵(작)의 구성(構成)은 참새 작(雀)이 변형된 손톱 조(爫)와 눈 목(目), 그리고 울창주 창(鬯)의 변형과 ‘마디’나 ‘촌수’ ‘마음’이라는 뜻으로 뿐만 아니라 ‘손’의 의미(意味)로도 쓰이는 마디 촌(寸)으로 짜여 있다. 작(雀)은 작은(小) 새(隹)라는 이미지를 강조(强調)하여 ‘참새’를 뜻하게 되었다. 창(鬯)에 대해 허신(許愼)은 "설문(說文)"에서 “창(鬯)은 기장과 울금초로 빚은 술로써 그 술의 향기를 퍼뜨려서 신(神)을 내리게 하는데 사용(使用)한다. 감(凵)으로 구성(構成)되었으며 감(凵)은 항아리를 뜻한다. 가운데는 알곡을 본떴으며 비(匕)는 곡식을 퍼 올리는 도구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술은 울창주(鬱鬯酒)인데, 기장을 발효(發酵)시키고 생강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심황으로 향기를 낸다. 창(鬯)이 다른 부수에 더해질 때는 대부분 술과 관련이 깊다. 즉 항아리(凵)리에 국자와 같은 도구(匕)를 이용해 기장과 심황(※)을 넣고 발효시켜 술을 빚는다는 내용(內用)이 담겨 있다. 따라서 작(爵)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본래는 참새의 부리(雀)처럼 생긴 술잔(鬯)을 손(寸)으로 잡고서 신전에 올리는 모양(模樣)을 상형한 것인데, ‘술잔’이란 뜻으로 정착(定着)되었다. 또한 신전(神殿)에 술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은 벼슬이 높은 관리(官吏)만이 할 수 있다 점에서 ‘벼슬’이라는 뜻도 지니게 되었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인문학적인 지식이 더해지고 ‘술잔’이란 의미를 강조(强調)하기 위하여 작(雀)이 손으로 뭔가를 잡은 모양의 조(爫)와 눈 목(目)을 변했는데, 바로 고대의 술잔을 형상화(形象化) 한 것이다. 상(商)나라나 은(殷)나라 때의 술잔은 술을 너무 마시지 말라는 경계(警戒)의 의미로 잔 상부에 두 개의 뾰족한 돌기가 있는데, 잔을 지나치게 기울이면 두 눈(目)을 찌르게 되어 있으며, 또한 이 잔은 한 손이 아닌 두 손(爫와 寸)으로 받들어 잡을 수 있도록 양 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다.

스스로 자(自)는 사람의 얼굴 중앙(中央)에 위치(位置)한 코를 본뜬 상형글자(象形字)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코’의 의미(意味)로 쓰이는 경우(境遇)는 드물고 별도(別途)로 제작(制作)된 코 비(鼻)를 쓴다. 비(鼻)는 ‘코밑 진상’이라는 의미(意味)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글자다. 비(鼻)는 코를 뜻하는 自(자)와 누구에게 무엇을 준다는 의미(意味)의 줄 비(畀)로 짜여 있는데, 코(自)아래 입(田=口)으로 먹을 것을 바치게 '두 손으로 받들 공(廾)'되면 안 넘어 갈 사람이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따라서 ‘자(自)’의 현재 의미(意味)는 ‘--로부터’ 와 ‘자기 자신’, 그리고 ‘저절로’라는 뜻으로 활용(活用)되고 있다.

고삐 미(縻)의 구성(構成)은 실 끈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마, 미(麻)가 합(合)하여 이루어진 형성자(形聲字)이다. 즉 미(縻)는 실 사(糸) 위에 삼 마(麻)를 한 문자로 매다(繫), 얽다(繫), 쇠고삐 등의 뜻이 있다. 얽어맬 미(縻)로도 쓰이며 자형적 의미(意味)는 '마(麻)와 실(絲)로 엮어 짠 끈'이 된다. '얽히다', '매다', '걸리다' 등의 의미들이 파생(派生)되었다. 한자와 관련(關聯)된 기미정책(羈縻政策)이란 말의 '굴레를 의미(意味)하는 기(羈)', '쇠고삐를 뜻하는 미(縻)'로 이루어진 용어(用語)로서, 기미정책(羈縻政策)은 '고삐를 느슨하게 잡되 끈은 끊지 않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당(唐)나라 시대(時代)에 적극적으로 시행된 기미정책(羈縻政策)은 이민족에 대한 견제(堅制)정책이다. 이민족에게 무력(武力)을 쓰지 않고, 그 지역(地域)의 우두머리에게 중국의 관직(官職)과 물품(物品)을 주는 대신 중국의 종주권(宗主權)을 인정(認定)하게 하는 것이 핵심(核心)이다. 내정(內政)에는 관여(關與)하지 않고, 명목상(名目上)으로 지배(支配)하는 것이다.

주역

[풀이] 주역의 풍택중부(風澤中孚)괘의 九二 효사(爻辭)에 "우는 학이 그늘에 있거늘 그 새끼가 화답하도다(鳴鶴在陰 其子和之). 내게 좋은 벼슬이 있어서 너와 더불어 얽히고자 하노라(我有好爵 吾與爾靡之)" 의 글을 인용한 문구이다. 中孚는 속마음으로 극진히 믿음을 뜻하는데, 어미와 자식의 믿음보다 더한 것이 없으므로 '학명자화(鶴鳴子和)'로 표현하였다. 사람이 정성을 다하면 '신급돈어(信及豚魚)' 즉 그 믿음이 무지한 돼지나 물고기에까지 미친다. 착한 말은 천리 밖에 응하지만 착하지 못한 말은 천리 밖의 일을 어기게 한다. 하물며 가까운 데에 미치는 영향은 더 말할 나위 없다. 군자가 언행을 추기(樞機: 지도리와 기틀)로 삼는 까닭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字義] 好는 女(계집 녀)와 子(아들 자). 즉 여자(女子)의 아름다움이 보기 좋다는 뜻인데, 여인네가 아들을 안고 좋아함 또는 여자와 남자가 서로 사랑하여 좋아함을 나타낸다는 견해도 있다. 爵은 雀(참새 작)과 발음이 같고 그 의미도 통한다. 본래는 그릇 위가 참새 모양인 의식용 술잔을 본뜬 글자에서 변형된 것인데, 뒤에 寸을 더해 손에 든 술잔을 뜻하게 되었다. 임금이 신하에게 벼슬을 내린 뒤에 서로 술잔을 주고 받으므로 벼슬의 의미로도 쓴다. 自는 鼻(코 비)의 古字로 코의 콧대와 두 콧구멍을 본뜬 모양이다. 코는 얼굴 한가운데에 있으므로 자신을 대표하는 부위가 되므로 '自己'를 가리키고, 코로 호흡함으로부터 생명활동이 비롯되므로 전치사로 쓰일 때에는 '∼로부터'의 뜻을 가진다. 호흡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自然)하게 이루어지므로 '스스로(절로)'라는 뜻도 된다. 는 麻(삼 마)와 (실 사). 삼껍질을 갈라서 만든 삼실로 묶는 데서 '얽다' '매다'는 뜻이다. 靡(쏠릴 미→ 얽을 미)와 동일하게 쓰인다.

[참조] 서로 술잔을 주고받는 것을 수작(酬酌)이라고 하는데, 임금(또는 주인)이 신하 (또는 손님)에게 먼저 술을 따라주는 것을 酬(술 권할 수), 그 술을 받아 마신 뒤 다시 답례로 되돌려 따라주는 것을 酌(爵과 동일)이라 일컫는다.

  1. 堅持雅操 好爵自縻 : 堅은 굳다는 뜻이고, 持는 곧 지킨다는 뜻이다. 堅持라고 말한 것은 반드시 성품이 고요하여 감정도 편안하고 그 진실을 지켜 뜻이 충만하니, 외면의 사물에 따라가서 마음이 동요하여 정신도 피로해지지 않는 것이다. 雅는 일정함이다. 操는 지키는 덕이니, 바로 五常이다. 好는 아름다움이다. 爵은 벼슬이다. 縻는 얽어맴이다. 사람이 능히 五常을 지키면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 王者가 반드시 들어 써서 아름다운 지위가 저절로 그 몸에 매임을 말한 것이다. ≪周易≫ 〈中孚卦〉에 이르기를 “내가 좋은 벼슬을 소유하여 내가 그대와 함께 이에 매인다.”라고 하니, 이는 스스로 매임을 말한 것으로, 자기가 덕을 닦아서 불러온 것임을 말한 것이다. 즉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自求多福]* 뜻이니, 사람들을 크게 勉勵하는 것이다.(≪釋義≫)
    • 自求多福 : “길이 천명에 짝하는 것이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 것이다.”(≪詩經≫ 〈文王〉, ≪孟子≫ 〈公孫丑 上〉)에 의거한 것이다.
  2. 修其天爵而人爵自至也 : 孟子가 말하였다. “天爵이 있으며 人爵이 있다. 仁ㆍ義ㆍ忠ㆍ信하고 善을 즐겨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천작이고, 公ㆍ卿ㆍ大夫가 인작이다. 옛사람은 그 천작을 수련함에 인작이 따랐다.”(≪孟子≫ 〈告子 上〉) 天爵은 타고난 天性이고, 人爵은 사람이 주는 벼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