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優登仕 攝職從政

Revision as of 17:10, 14 August 2017 by Mhan (talk | contribs)
(diff) ← Older revision | Latest revision (diff) | Newer revision → (diff)

천자문 | Previous 榮業所基 籍甚無竟 | Next 存以甘棠 去而益詠


學優登仕하여 攝職從政[注 1]이라 (學●優登仕◯하여 攝●職●從政◉이라)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에 올라서, 직무를 다루어 政事에 종사한다.

子夏曰 學而優則仕라하니 蓋學有餘力而仕면 則驗其學者益廣也라
學優則可以攝官守之職하여 從國家之政이니 如子路[注 2]之果와 子貢[注 3]之達과 冉有[注 4]之藝를 夫子皆許從政也하시니라

≪論語≫ 〈子張〉편에서 子夏가 말하기를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한다.” 하였으니, 배우고서 餘力(여가)이 있어 벼슬하면 그 배운 것을 징험함이 더욱 넓을 것이다.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官守(맡은 관직)의 직무를 다루어 국가의 정사에 종사할 수 있으니, 예컨대 子路의 과단성, 子貢의 통달함, 冉有의 재주를 夫子(孔子)께서 모두 정사에 종사할 수 있다고 인정[許與]하신 것과 같다.

[節旨] 위에서는 효도가 이루어져 도덕이 갖추어지고 아버지를 섬기는 도리가 극진한 뒤에 그것에 의뢰하여 임금을 섬길 수 있음을 말하였다. 이 이하는 임금을 섬기는 일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능히 효도하여 덕이 있으면 뒷날 임금을 섬기는 빛나는 일이 모두 여기에 근본함을 말한 것이다. 효도하며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명예가 있어 위로 소문나고 성대함이 그치지 않는다. 또 반드시 고전을 배워서 얻음이 있기를 기다린 뒤에 임금을 성취시켜 줄 바를 알며, 백성을 윤택하게 할 바를 안 뒤에 조정에 올라 벼슬을 하여 정사를 다스릴 수 있다. ≪論語≫에 이르기를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한다.” 하였다.(≪釋義≫)

學優登仕

學優登仕

(韓) 배운 것이 넉넉하면 벼슬에 오를 수 있다.

(簡) 열심히 배워서 벼슬을 하고

배운 것이 넉넉하면 벼슬에 오를 수 있다. 學習考: 1.배운 것으로 3.오르면 2.넉넉한 4.벼슬이 된다. 배운 것으로 부정 없이 실력으로 벼슬에 오름이란 넉넉하게 그 업무를 수행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배울 학(學),넉넉할 우(優),오를 등(登),벼슬 사(仕)

한자 유래

우(優)는 넉넉한 여력(餘力)을 가리킨다. 벼슬(仕)과 학문(學問)은 이치(理致)는 같으나 일을 다르다. 꼭 그 일에 부닥치는 자(者)는 반드시 먼저 그 일에 대한 극진(極盡)함이 있어야 하며 그런 다음에 그 여력(餘力)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벼슬(仕)을 하다가 학문(學文)을 하면 곧 그 벼슬(仕)한 자질(資質) 때문에 그 학문(學問)이 더욱 깊어질 것이고, 학문(學問)을 하다가 벼슬(仕)을 하면 곧 그 학문(學問)의 경험 (經驗)때문에 벼슬(仕)이 더욱 확충(擴充)될 것이다.

배울 학(學)은 양손으로 잡을 臼(국)과 효 효(爻), 그리고 덮을 멱(冖)과 아들 자(子)로 구성(構成)되었다. 국(臼)은 자형의 밑변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양 손으로 뭔가를 잡고 있는 모양(模樣)을 상형(象形)한 것이다. 효(爻)에 대해 허신(許愼)은 "설문(說文)"에서 “효(爻)는 교차(交叉)한다는 뜻이다. 역(易) 육효(六爻)의 앞머리가 교차(交叉)하는 것을 본떴다.”고 하였다. 고문(古文)의 그림에서는 점을 치거나 숫자를 셀 때 썼던 산가지가 흩어져 있는 모양(模樣)인데, 여기서는 사물(事物)의 이치(理致)를 밝힌 책을 뜻한다. 멱(冖)은 천이나 수건 등으로 어떤 물건(物件)을 덮은 모양(模樣)을 본뜬 것이나 여기서는 건물의 지붕이 변한 모양(模樣)이다. 자(子)는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본뜬 상형글자로 머리와 두 팔 그리고 하나의 다리로 묘사(描寫)하고 있다. 다리를 하나로 그린 것은 아직 서서 걷지 못하는 ‘간난아이’임을 나타내려 한 것이다. 본뜻은 그러하였지만, 보통 장성(長成)하지 않은 아이들을 총칭(總稱)하게 되었다. 따라서 학(學)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서당과 같은 건물(冖)에서 아이들(子)들이 양 손(臼)으로 책(爻)을 펼치고 사물(事物)의 이치(理致)를 ‘배우다’ ‘깨치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넉넉할 우(優)의 구성(構成)은 사람 인(亻)과 근심할 우(憂)로 이루어져 있다. 인(亻)은 서 있는 사람을 옆에서 본 모양(模樣)을 본뜬 인(人)의 변형자(變形字)이며, 다른 부수의 좌변에 주로 놓인다. 우(憂)는 머리 혈(頁)과 마음 심(心) 그리고 천천히 걸을 쇠(夊)로 짜여 있다. 사람의 얼굴(머리)을 뜻하는 혈(頁)은 갑골문(甲骨文)과 금문(金文)에도 사람의 몸과 머리털을 비교적 상세(詳細)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특히 눈이 강조(强調)되어 있다. 또한 책의 면수, 페이지를 나타낼 때는 ‘책면 엽’으로 읽는다. 심(心)은 몸의 한 가운데 위치(位置)한 심장을 본뜬 것으로 옛사람들은 마음작용을 일으키는 주된 역할(役割)을 오장 중 심장이 하는 것으로 보았다. 쇠(夊)에 대해 허신(許愼)은 "설문(說文)"에서 “쇠(夊)는 느릿느릿 발을 질질 끌면서 걷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양 발로 신을 끌고 가듯 걷는 모양(模樣)을 본떴다.”고 하였다. 따라서 천천히 걸을 쇠(夊)가 다른 부수에 더해지면 더디 걷거나 끌려가지 않으려는 뜻을 담게 된다. 이에 따라 우(憂)자에 담긴 내용(內容)은 머리(頁)와 가슴(心) 속에 온통 걱정꺼리가 가득 차 그 발걸음(夊)마저도 무거워 보이는 모양(模樣)을 그려 ‘근심하다’ ‘걱정하다’의 뜻을 담았다. 따라서 우(優)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근심걱정이 가득찬 사람(憂) 곁에 서서 위로(慰勞)를 해주는 사람(亻)은 대체적으로 도량(度量)이 크다는 데서 ‘넉넉하다’ ‘온화(溫和)하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으며, 또한 근심걱정이 많은 사람(憂)으로 하여금 웃을 수 있도록 하는 사람(亻)이라는 데서 ‘광대(廣大)’ ‘연기자(演技者)’의 뜻과 함께 ‘뛰어나다’의 의미(意味)를 지니게 되었다.

오를 登(등)은 등질 발(癶)과 제기그릇 두(豆)로 구성(構成)되었다. 발(癶)은 활을 쏘거나 총을 쏠 때 양 발을 엇비슷하게 등져놓은 자세나 산을 오를 때처럼 양 발을 벌리고 있는 모양(模樣)을 상형(象形)한 것이다. 두(豆)는 뚜껑(-)을 덮어 따뜻한 국물을 담을 수 있는 발(ㅛ)이 달린 비교적 작은 그릇(口)을 본뜬 것으로 일반적으로 제기(祭器)를 의미(意味)한다. ‘콩’이란 의미(意味)는 콩이나 팥을 뜻하는 ‘좀콩 荅(답)’과 발음(發音)이 비슷한데서 가차(假借)하여 쓴 것이며, 보다 그 뜻을 명확(明確)히 하기 위해 식물(植物)을 뜻하는 풀 초(艹)를 더해 ‘콩 荳(두)’를 별도(別途)로 제작(制作)하였다. 이에 따라 등(登)은 제사(祭祀)를 지내기 위해 제사용(祭祀用) 그릇(豆)을 들고서 높은 제단(祭壇)에 오른다(癶)는 데서 ‘오르다’의 뜻을 지니게 되었다.

벼슬할 仕(사)의 구성(構成)은 서 있는 사람의 모양(模樣)을 상형(象形)한 사람 인(亻)과 선비 사(士)로 이루어졌다. 사(士)의 갑골문(甲骨文)을 보면 청동(靑銅)으로 만든 도끼모양(模樣)을 그렸다. 그러나 한(漢)나라의 문자학자(文字學者)인 허신(許愼)은 인문학적(人文學的)인 지식(知識)을 더해 “사(士)는 어떤 일(事)을 뜻한다. 숫자는 일(一)에서 시작하여 십(十)에서 끝나며, 사(士)자의 구성(構成)은 일(一)과 십(十)으로 짜여있다.”라고 하였다. 동양학(東洋學)에서 십(十)은 사물(事物)의 이치(理致)를 통달(通達)한 지극(至極)한 경지(境地)를 의미(意味)한다. 따라서 사(士)자의 의미(意味)는 하나(一)에서 열(十)까지 모든 일에 통달(通達)한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요즘에도 사(士)자가 들어가는 바둑의 기사(棋士)나 도사(道士)와 같이 해당분야(該當分野)에서 뛰어난 사람에게 붙여주는 칭호(稱號)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사(仕)의 의미(意味)는 고대시대(古代社會)에는 권위(權位)의 상징(象徵)이기도 했던 도끼(士)를 든 사람(亻)이 곧 지배계층(支配階層)이었던 점에서 ‘벼슬’이란 뜻이 생겨났다. 그러다 인문학적(人文學的)인 지식(知識)이 더해지면서 덕(德)과 학식(學識)을 갖춘(士) 뛰어난 사람(亻)만이 국민(國民)을 이롭게 하는 관리(管理)가 될 수 있다는 데에서 ‘벼슬’이란 뜻을 부여(附與)했다.

주역

[풀이] 사람이 배움이 없으면 우매한 소와 말에 옷을 입힌 것과 마찬가지이다. 넉넉히 배워서 자신과 사물을 밝게 깨달은 이야말로 남을 바르게 인도할 수 있고 능히 벼슬길에 올라 나라와 백성을 위해 진실로 일할 수 있다는 문구이다. 논어에 사람이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실지 아무런 소득이 없는 반면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독선과 아집에 빠져 위태롭다는 공자의 말씀이 있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字義] 學은 臼(확 구, 절구 구)와 爻(효 효, 사귈 효) 그리고 눊(덮을 멱)과 子(아들 자)를 합친 형태이다. 이에 대해선 ①초가지붕(눊) 위에서 새끼줄(爻)을 두 손(臼→양손으로 움켜쥘 국)으로 꼬아 지붕을 올리는 모습을 어린 자식(子)이 보고 배움 ②사물의 이치에 어두운(눊) 어린 자식(子)이 두 손에 책을 잡고(臼) 스승의 가르침을 본받아(爻) 배움 ③절구(臼)로 곡식을 찧어 껍질(겨)을 벗겨내듯이, 사물의 이치에 어두운(눊) 어린 자식(子)이 사물의 이치를 본받아(爻) 배움 등의 여러 견해가 있다. 優(넉넉할 우, 뛰어날 우)는 人(사람 인)과 憂(근심 우). 본래는 남들의 걱정과 근심을 생각해주는 도량 넓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마음과 덕이 넉넉함을 나타내며, 사람들의 근심을 풀어주기 위해 해학과 익살을 떠는 광대, 즉 배우(俳優)를 뜻하기도 한다. 登은 눸(등질 발)과 豆(콩 두, 제기 두). 豆의 형태가 발판과 같기에 발판(豆)을 밟고(눸) 위로 올라감을 뜻한다. 豆는 제사에 쓰는 그릇으로 그 모양이 콩꼬투리와 같다고 해서 대개 콩을 가리킨다. 仕는 人과 士(선비 사). 사람 가운데 학문과 덕을 쌓은 선비가 능히 나라일을 볼 수 있다는 뜻에서 벼슬을 가리키게 되었다.

[참조] 학이각(學而覺), 즉 배워서 깨치는 것이다. 學과 覺은 그 음과 훈이 상통한다. 머리 정수리뼈가 아직 단단히 굳지 않은 어린 아이를 가리키는 兒(아해 아)와 같이 臼를 머릿골 형태로 보면 學은 성품의 씨(子)가 아직 발현되지 않은 상태인 반면 覺은 머릿골에 든 성품의 씨가 발아하여 마침내 밝게 드러남(見), 즉 성품을 깨친 뜻이 된다.

攝職從政

攝職從政

(韓) 벼슬을 잡아 정사를 좇으니 국가 정사에 종사하니라.

(簡) 벼슬을 잡으면, 조정일을 따르라.

벼슬에 올라 정사를 쫓으니 국가정사에 종사 한다. 잡을 섭(攝),직분 직(職),쫓을 종(從),정사 정(政) 배운 학문을 몸에 바르게 익히면 벼슬길에 오를 수 있다. 학문으로 많은 것을 깨닫고 지혜(知慧)롭 게 사리와 정황판단을 바르게 하면 매사에 공을 이룰 수 있다. 벼슬에 오르면 공익을 위하여 공을 세울 수 있으니 성공길이 있다. 사람은 직업을 잡게 되면 그에 걸 맞는 일에 임하게 되며 그 일 중에는 公務와 私務를 구분하여 임하게 되는 것이다. 즉 공무 라 함은 나라정사 일에 종사함을 말 함이요 사무라 하면 개인의 일에 종사함을 말한다. 정사라 함은 공무이요 공무에 종사하는 이는 나라가 주는 급여로 생활을 영위 하게 된다.

한자 유래

"논어(論語)" '옹야(雍也)'편에, 공자(孔子)가 제자(弟子)들의 능력(能力)을 칭찬(稱讚)한 기록(記錄)이 있다. 즉 자로(子路)는 과단성(果斷性)으로, 자공(子貢)은 박식(博識)해서, 염유(冉有)는 재주가 많아서 정사(政事)를 맡길 만하다는 것이며, 심지어 염옹(冉雍)은 제후(諸侯)에 임명(任命)해도 손색(遜色)이 없다는 내용(內容)이다. 따라서 공자(孔子)가 제자(弟子)들에게 정치(政治)를 맡길 만하다고 칭찬(稱讚)한 것은, 당시 귀족(貴族)들만이 정치(政治)에 참여(參與)할 수 있는 상황(狀況)에서 평민(平民) 출신(出身) 제자들에게 '정치(政治)에 참여할(從政)'수 있음을 암시(暗示)한 것은 매우 획기적(獲期的)인 발상(發想)이었다.

몰아 잡을 섭(攝)자는 형부인 손(手→扌)과 성부인 '소곤거릴 섭(聶)'으로 된 형성자(形聲字)이다. 섭(攝)자는 손(扌)이 소곤거리면(聶) 귀가 당겨지듯이 '당기다(攝)'라는 뜻이다. 성부인 섭(聶)자는 '당길 섭(攝)'자의 본의(本意)를 담고 있다. 섭(聶)자는 귀(耳)를 세 개 나타내어 여러 사람이 소곤거린다는 뜻이다. 따라서 소곤거리기 위한 손동작을 나타내는 섭(攝)자는 손(扌)이 소곤거리면(聶) 귀가 당겨지듯이 '당기다(攝)'라는 뜻이다. 손(扌)이 상대방의 귀에 소곤거리려고(聶) 잡아당기는(攝) 이치(理致)는 자연계(自然界)를 지배(支配)하는 이치인 섭리(攝理)에 스며있다. 온도계(溫度計) 눈금의 명칭(名稱)인 섭씨(攝氏, ℃)는 천문학자(天文學的) 셀시우스라는 이름을 가차(假借)하여 쓴 것으로 온도(溫度)의 섭리(攝理)를 쉽게 확인(確認)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신(神)이 인간(人間)을 위해 세상을 다스리는 섭리(攝理)대로 인간은 끌려가는 이치(理致)를 이름이다. 이와는 대조적(對照的)으로 섭정(攝政)은 임금이 나이가 어리거나 중대(重大)한 사고(事故)로 집적 정사(政事)를 볼 수 없을 때 임금 대신 나라의 정사를 끌어간다. 그러면 신이든 임금이든 인간이나 대리 통치자(統治者)를 받아들여 자기편에 가담(加擔)시키는 양상이니 일종의 포섭(包攝)으로 종속관계(從屬關係)가 성립(成立)된다. 인간이 영양분(營養分)을 빨아들이는 섭취(攝取)도 신체의 조직(組織)이 영양분을 잡아당기는 현상(現象)으로 해석(解釋)할 수 있으니 손(扌)이 소곤거리려고(聶) 잡아당기는(攝) 현상(現象)들은 조용하고도 은밀(隱密)하게 진행된다. 따라서 잘 들리지 않으니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는 손이 사람들의 귀를 잡아당기는 듯한 효과(效果)와 비슷하다.

직분 직(職)의 구성(構成)은 귀 이(耳)와 찰진 흙 시(戠)로 짜여 있다. 이(耳)는 사람의 귀 모양을 본뜬 상형글자(象形字)이다. 시(戠)는 소리 음(音)과 창 과(戈)로 구성(構成)되었다. 音(음)에 대해 허신은 "설문(說文)"에서 “소리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몸 밖으로 나옴이 마디마디가 있는 것을 음(音)이라 한다. 궁(宮), 상(商), 각(角), 치(徵), 우(羽)는 ‘소리’이고, 사(絲), 죽(竹), 금(金), 석(石), 포(匏), 토(土), 혁(革), 목(木)은 가락(音)이다.”고 하였다. 8음이란 다음의 여덟 가지 재료 '사(絲), 죽(竹), 금(金), 석(石), 포(匏), 토(土), 혁(革), 목(木)로 만든 악기에서 나는 소리를 말한다. 자형 상부의 모양(立)은 소리의 꼴을 나팔처럼 형상화(形象化)한 것으로 지사글자(指事字)다. 과(戈)는 긴 나무자루 끝에 날카로운 창과 낫과 같이 또 다른 가지가 달린 무기를 나타낸 상형글자(象形字)다. 시(戠)는 진흙으로 이겨 만든 아직 소성(塑性)하지 않은 그릇에 말씀(音)을 날카로운 조각칼(戈)로 새겨 넣는다는 뜻을 지녔다. 따라서 직(職)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가슴에 새길만한 말씀(音)을 귀담아 듣고(耳) 후세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찰흙으로 만든 그릇에 조각칼(과)로 새기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직업(職業), 고대에는 이러한 일이 고도의 기술(技術)을 요하는 직업(職業)이어서 ‘벼슬’이라는 뜻도 지니게 되었다.

좇을 종(從)의 구성(構成)은 쉬엄쉬엄 갈 착(辵)과 좇을 종(从)으로 짜여 있다. 착(辵)에 대해 허신(許愼)은 "설문(說文)"에서 “착(辵)은 갑자기 가거나 갑자기 멈춘다는 뜻이며 척(彳)과 지(止)로 구성(構成)되었다.”라고 하였다. 착(辵)은 자형 그대로 쓰이는 경우(境遇)는 드물지만 이 종(從)에서 활용(活用)되었다. 대부분 다른 글자와 합하여 새로운 글자로 불어날 때는 착(辶)으로 간략화(簡略化) 되어 쓰인다. 따라서 착(辶)과 더해 만든 글자 중에는 빠를 신(迅)처럼 발걸음을 재촉하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 더딜 지(遲)와 같이 멈추어 선 듯 한 의미(意味)로도 활용(活用)되고 있다. 종(从)은 갑골문(甲骨文)의 자형(字形)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글자로 두 사람(人)을 나란히 그렸다. 즉 어떤 사람(人)이 앞서가는 다른 어떤 사람(人)을 따르고 있는 모양(模樣)으로 추종자(追從者)와 인도자(引導者), 혹은 뜻이 맞는 사람끼리 어울린 모양(模樣)을 그려내고 있는데 종(從)의 원형글자(元型字)이다. 따라서 종(從)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어떤 사람(人)이 앞서가는 사람(人)을 따라간다(辵)는 데서 ‘좇다’ ‘따르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정사 정(政)의 구성(構成)은 바를 정(正)과 칠 복(攵)으로 이루어졌다. 正(정)은 한 일(一)과 발 지(止)로 구성(構成)되었다. 갑골문(甲骨文)에 새겨진 正(정)자는 흙이나 나무로 만든 목책을 둘러친 성(城)을 뜻하는 ‘囗’모양과 지(止)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소전에 이르러서 단순하게 ‘一’모양(模樣)으로 바뀌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애초에 정(正)의 의미(意味)는 공격목표인 성곽(囗)을 향해 가다(止), 즉 ‘정벌하다’가 본뜻이었으나 후에 파생(派生)된 ‘바로잡다’ ‘바르다’로 쓰이자 본뜻을 살리기 위해 ‘칠 정(征)’자를 별도로 만들었다. 복(攵)은 복(攴)의 간략형(簡略形)으로 손(又)에 회초리나 몽둥이(卜)를 들고서 친다는 뜻을 지녔다. 일반적으로 글월 문(文)과 비슷하다하여 붙여진 ‘등(等) 글월 문(攵)’이라고도 하는데 주로 자형의 우변에 놓인다. 따라서 정(政)의 전체적인 의미(意味)는 백성들이 올바른(正) 길로 갈 수 있도록 지휘봉을 들고 지도(攵)한다는 데서 ‘나라를 다스리는 일’, 즉 ‘정사(政事)’를 뜻하게 되었다.

주역

[풀이] 학우등사(學優登仕)에 뒤이은 문구로 벼슬길에 오른 뒤에는 자기가 맡은 직분과 직책을 끼고서 나라의 정사를 잘 따르라는 것이다. 섭정(攝政)은 인군의 명에 따라 정사를 대행(代行)함을 뜻한다. 중용을 보면 애공(哀公)이 공자께 정사(政事)가 무엇인지를 묻자, "땅의 도는 나무에 빨리 나타나고 사람의 도는 정사에 빨리 나타나니, 무릇 정사는 부들과 갈대처럼 신속하다. 그러므로 정사를 행하는 것이 사람에 달려있다(地道敏樹 人道敏政 夫政也者 蒲蘆也 故 爲政在人)"고 답하였다.

[字義] 攝은 눭(재방변→手)과 (소곤거릴 섭). 손으로 입을 가리고 사람 귓가에 남몰래 속삭이면서 끌어당김을 뜻한다. 職(벼슬 직)은 耳(귀 이)와 (진흙 시). 전해오는 말씀(音)을 듣고(耳) 찰흙(점토)으로 된 그릇에 날카로운 창(戈) 등으로 새기는 것을 본업으로 삼은 데에서 벼슬 또는 직업을 가리킨다고 한다. 는 찰흙에 소리를 날카로운 칼끝으로 새겨 기록함을 말한다.

관련글자로 識(알 식, 기록할 지) 織(짤 직)이 있다. 從은 부수는 눫(왼걸음 척)이지만 뉁(쉬엄쉬엄 갈 착)과 (쫓을 종, 두 사람 종).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뒤따라 쫓아가는 것에서 따르는 뜻이 된다. 政은 正(바를 정)과 (칠 복→). 나라와 세상이 바른(正) 데로 나아가도록 한편으론 엄히 채찍질하고 다른 한편으론 북채를 두들겨 흥기시킴()이 곧 정치라는 뜻이다. ()을 손(又)에 대가지(卜→점대)를 들고 점치는 것으로 보면, 세상을 올바르게(正) 다스리고자 하늘의 뜻(천명의 소재)을 묻는(점치는) 뜻이 政에 담겨있다.

[참조] 正은 제자리를 한결같이(一) 지킴(止)을 이른다. 부모가 부모답고 자식이 자식다우며 형이 형답고 아우가 아우다우며 남편이 남편답고 아내가 아내다우며 인군이 인군답고 신하가 신하다운 것이 곧 正인 것이다. 역에서는 양이 양자리에 오고 음이 음자리에 온 것을 正이라고 하는데, 수화기제(水火旣濟)는 전 효가 모두 바른 안정된 상태로 기결(旣決)을 뜻하고 화수미제(火水未濟)는 전 효가 모두 바름을 잃은 불안정한 상태로 미결(未決)을 뜻한다.

  1. 學優登仕 攝職從政 : 學은 강습 토론함이다. 優는 남음이 있음이다. 登은 오른다는 뜻이다. 仕는 벼슬함이다. 攝은 다스린다는 뜻이다. 職은 관원이 맡은 일이다. 從은 나아간다는 뜻이다 政은 국가 행정이다.(≪釋義≫)
  2. 子路 : 공자의 제자. 성은 仲, 이름은 由. 공자는 “중유는 과감[果]하니, 정무에 종사하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하였다.(≪論語≫ 〈雍也〉)
  3. 子貢 : 공자의 제자. 성은 端木, 이름은 賜. 字는 子貢. 공자는 “단목사는 통달[達]하였으니, 정무에 종사하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하였다.(≪論語≫ 〈雍也〉)
  4. 冉有 : 공자의 제자. 이름은 求, 字는 子有이다. 공자는 “염구는 재주[藝]가 있으니, 정무에 종사하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하였다.(≪論語≫ 〈雍也〉)